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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도론' 거론 이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와 청와대, 정부 각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제안하면서 세종 천도론 운을 띄웠다. 최근 1~2년간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급등하자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옮기자는 것. 이후 세종시 아파트가격은 무섭게 상승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3.3㎡당 평균 1113.8만원이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1월 1159.6만원으로 상승하더니 천도론 거론 직후인 8월 1588.1만원으로 급등했다. 올해에만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36.96% 오른셈이다.
이는 최근 5호선 연장호재 덕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한 경기하남(24.46%)보다 높은 상승률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실제 세종시 한 아파트 경우 1년간 11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 20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8월 3억900만원에서 올 8월 1년만에 6억7000만원에 거래돼 116.83%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 6단지' 전용 108㎡ 역시 지난해 8월 5억7000만원에서 올 8월 10억7000만원으로 1년간 5억원이 올랐고, 87.72% 상승률을 보였다.
세종의 가격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천도론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긴 했지만 다양한 개발호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호재로는 △서울~세종고속도로(2024년 개통예정) △세종시 공동캠퍼스조성(2022년 완공예정) △국립박물관(2023년 완공예정) △국립수목원(2021년 완공예정) △종합운동장(2025년 완공예정) 등이 꼽힌다.
경제만랩 측은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옮기더라도 기업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수도권 쏠림현상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여당은 확정되지 않는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뿐 아니라 세종시 아파트 가격에도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