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청장, “심려끼쳐 송구… 개선책 마련할 것” 여야의원들, 상온 노출 백신 미흡, 개선책 촉구강기윤 의원 “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부터 접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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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코로나 시기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는 ‘독감 백신 상온 노출’ 문제를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여야의원은 공통적으로 미흡한 백신 관리 문제를 지적했고 방역당국은 이 문제를 두고 재차 사과했다.7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본인이 먼저 접종할 것이며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도 먼저 접종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라고 주장했다.강 의원은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 48만개만 처분하고 나머지는 접종해도 좋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이런 일방적인 발표는 잘못된 것이며, 유통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면 누가 맞아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그는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62세 고령층이 접종하는데 정말로 100% 이상이 없는지도 모르고 전수검사도 하지 않았다. 내가 솔선수범하겠다. 복지부 장관과 질병청장부터 접종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강 의원은 상온 노출 독감백신이 안전한지 판단하기 위해 정부에 동영상과 사진자료를 요구했는데도 제출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접 관련 사진자료를 입수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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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관리 문제를 두고 여당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이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질병관리청의 위상이 인력 규모나 업무 면에서 굉장히 커졌지만, 독감 백신 상온 노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의료계에 큰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다.특히 처음에는 상온 노출 의심사례가 없다고 했다가 접종사례가 3000건이 넘게 나왔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또 국가예방접종 중단을 결정했는데도 일부 의료기관이 이를 어기고 접종한 사례를 예로 들며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신뢰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같은당 신현영 의원 역시 “백신이 제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조·운송 과정에서부터 접종 기관에서의 관리보관, 접종 후 이상 반응까지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 관리체계는 미흡하다”고 말했다.신 의원이 이날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하반기 예방접종 업무 위탁기관 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총 1만1204곳의 위탁 의료기관 중 1만147곳을 방문 점검한 결과 2317곳(21%)에서 미흡한 사항을 확인했다.이 중 백신 보관 온도를 지키지 않은 사실이 적발된 곳이 258곳이었고, 백신 전용 냉장고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곳도 206곳으로 조사됐다.백신 전용 냉장고에 성에가 끼는 등 청결 유지가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곳도 603곳 있었다. 백신 유효기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보관한 곳도 57곳이나 됐다.위탁 계약된 백신과 실제 접종에 쓰인 백신 정보가 불일치하는 관리 부실이 확인된 곳도 150개소로 나타났다.◆ 정은경 “미흡한 백신 관리, 범부처 개선 계획 마련”백신 관리 문제로 집중포화를 맞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유통 관리가 미흡해서 예방 접종 일정이 지연되고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상온 노출된 독감백신은 섭씨 25도에서 24시간 노출 범위 내에서 배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 온도 2~8도를 초과한 일부 백신을 수거해 실시한 품질 검사에서는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효능에 일부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해당 물량은 수거한다. 이 물량은 운송차량 온도기록지상 0도 미만 조건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27만도스를 포함해 백신 상하차 작업으로 인해 상온에 노출된 물량 등 총 48만도스에 해당한다.정 청장은 “국가 예방접종에 대한 조달 방식과 콜드체인 유지에 대한 유통 체계 개선, 의료기관 접종관리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범부처적으로 식약처와 개선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이어 “백신 접종 위탁 의료기관이 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위탁 계약을 해지한다. 반복되면 위탁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나 앞으로 지침을 제대로 준수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