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맵 중심 모빌리티 분사KT, 웹툰 등 콘텐츠 스토리위즈 분사독립 통해 '경영효율성-신성장 동력' 모색 나서
  •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좌), 구현모 KT 대표 ⓒ각사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좌), 구현모 KT 대표 ⓒ각사
    국내 이동통신 수장들이 자회사 분사를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非)통신 영역에 힘을 실어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1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안으로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박 사장은 글로벌 승차공유업체 우버와 택시호출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합작회사)를 내년 상반기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우버는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합작사에 1억달러(약 1150억원),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약 575억원)를 투자한다.

    박 사장은 T맵 플랫폼을 바탕으로 광고, 데이터 등 플랫폼 기반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2025년 4조 5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구현모 KT 대표도 올해 2월 웹소설·웹툰 기반 콘텐츠 전문기업인 스토리위즈를 분사했다. KT의 웹소설 기반 원천 IP(지식재산권)를 토대로 제작, 유통까지 이르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

    그 일환으로 스토리위즈는 집단 창작 시스템 투자 및 유통 지원, 육성 등으로 이어지는 제작 시스템 구축에 우선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화 공모전,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고 일대일 맞춤 코칭도 진행한다.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통망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 대표는 스토리위즈 분사를 통해 KT 그룹 오리지널 영상 원천 IP 공급기지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3~4년 내 상장을 진행, 향후 기업 가치 1조원을 달성해 콘텐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이통사 수장들은 자회사 분사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경영을 진행할 수 있고, 국내외 다양한 업체와 협력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탈(脫)통신'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실제 박 사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MNO(이동통신)'와 'New Biz.(신성장사업부)'를 이원화한 '듀얼(Dual) OS'를 내걸었다. 그 첫 단추로 내년 중 원스토어를 상장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 ADT캡스 등의 IPO를 순차적으로 추진, 미디어·보안 분야의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대표도 올해 취임 이후 그룹사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총 43개에 달하는 계열사 가운데 성장하는 계열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겠다는 것. 이에 KT스카이라이프, 케이뱅크, 지니뮤직 등 KT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신사업 진출과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수장들이) 부실한 자회사를 걷어내고 경쟁력있는 회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회사의 주가 부양에도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