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전담클리닉 시설 지원금 1억→2.5억 상향조정 필수 긴급 청원서 제출했지만 복지부 ‘묵묵부답’… 한숨 나오는 아동병원들상반기까지 5억~10억 적자… 하반기 들어 적자폭 확대 ‘차입 경영’ 현실로
  • ▲ 박양동 아동병원협회장. ⓒ박근빈 기자
    ▲ 박양동 아동병원협회장. ⓒ박근빈 기자
    저출산 시대에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아동병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수년째 발버둥을 치고 있지만 극한 상황에 처했다. 차입경영으로 버티는 수준에 불과하고 미래도 어둡다.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쉽지 않다. 정부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기다. 

    최근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서울 마포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사생활 수십년동안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파산 직전에 놓인 아동병원들이 너무 많다.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동병원협회가 진행한 130여 아동병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년 대비 2020년 3~6월 외래환자 수는 59%, 입원환자는 73%가 줄었다. 이에 따른 외래수익은 50%, 입원진료수입은 71%가 감소했다. 총 진료수입은 작년과 비교해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각 병원당 적자 금액은 5억~10억원 수준이며 하반기부터 환자 감소 폭이 심화돼 차입경영을 하는 곳이 대다수다. 

    박 회장은 “올 가을·겨울을 어떻게 버틸수 있을지에 대해 각 병원들의 한숨이 밀려들어온다. 환절기 이후 환아의 80%가 발열 호흡기 증상을 갖고 병원을 방문하는데 대책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정부가 듣고 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실제 정부는 트윈데믹을 막겠다는 목표로 ‘호흡기 전담클리닉’를 운영 및 지원 중이지만, 민간병원의 참여는 저조하다. 이러한 가운데 아동병원협회 소속 80여 곳 병원들이 각 지역별로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부가 시행 중인 1억원의 시설 지원금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최소 기관당 2억5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해 안정적 운영을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 협회 측의 주장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복지부에 아동병원이 적극적으로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설 지원금 상향조정에 관한 긴급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한 달이 되도록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전국 130여 아동병원을 대표하는 협회는 정부가 다각적 지원책을 발동해 파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메디칼론, 건강보험 선지급 외 특별재난지원금 반영을 주장하고 있다. 또 건보공단의 방문조사와 복지부의 현지조사 유예를 비롯해 코로나가 진정될 때까지 최소 1년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합소득세 및 지방세 납부 유예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박 회장은 “지속적 경영난으로 많은 아동병원의 병상이 축소되고 병원 폐쇄 등으로 이어진다면 소아청소년 건강관리는 위기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지원 대책을 발동해 주길 정부에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