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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전세난이 가격상승폭을 키우며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전세난이 단순히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가을이사철이라는 시기적 문제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좀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전세대책이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대책마련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22% 올라 지난주(0.21%)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0.08%→0.10%)을 비롯한 수도권(0.21%→0.23%)에서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확대됐다. 지방도 지난주 0.21% 상승폭을 이번주에도 유지했다. 5대광역시의 전세가격도 0.24% 올라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폭이 커지며 7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거주요건 강화, 갱신청구권 시행,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통 접근성 및 학군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2배 가량 웃도는 인천도 지난주 0.39% 상승에서 0.48% 상승으로 확대됐다. 연수구(0.99%)가 정주여건 양호한 송도동 신축 위주로 상승했고 남동구(0.54%), 서구(0.51%), 중구(0.34%) 등도 상승세가 여전하다.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울산(0.51%)과 부산(0.25%) 등도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세종시(1.26%→1.24%)는 상승폭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정부는 전세난을 해결할 추가 전세대책을 고민중이다. 특히 지난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세시장 동향 등을 점검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전세대책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고민할 예정"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한편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10주 연속 0.01% 상승에 그쳤지만 수도권(0.09%→0.11%), 지방(0.14%→0.15%), 5대광역시(0.21%→0.24%), 8개도(0.07%→0.08%) 등 전국적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강남권 고가 재건축 단지는 대체로 매수세가 감소하며 하락했으나 그외 중저가 단지는 신규 입주물량 감소와 전세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