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투표 종료 후 개표 한창…뉴욕 증시 강세·코스피도 상승 이어가누가 되든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부양책 기대감·불확실성 해소트럼프 대선 불복 가능성…과거 재검표 논란 시 한 달간 나스닥 14%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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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부 주의 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들 당선 여부에 따른 증시 전망과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 당일인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시장은 역대 최다 투표자가 몰린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과 함께 상승 출발한 뒤 강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6%, S&P 500지수는 1.78%, 나스닥지수는 1.85%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바이든 후보의 확실한 승리에 베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가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을 기정사실화한 데 힘입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01포인트(0.77%) 오른 2361.32로 상승 출발했다.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비교적 큰 폭 앞섰지만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차 범위로 따라붙어 결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쪽이 압승할 경우 시장엔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양 후보 누가 승리하든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미 대선에서 누가 되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대선 전후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15일 후부터는 공통적으로 상승 흐름이 확인된다"며 "단기 조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누가 당선되든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 대선에서의 증시 움직임을 살펴보면 선거 직전 커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당선자 확정 이후에는 안정성을 되찾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1900년 이후 미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된 3번의 사례 모두 직전 2개월간 증시는 하락했지만 대선 이후 2개월 동안 증시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 이후 불확실성 해소로 증시 변동성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을 볼 때 제46대 미국 대선에서도 대통령 선출 확정을 성장주 비중 확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에 따라 종목별 미치는 영향도 차별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친환경 산업 육성 공약을 내세운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기후변화 관련 공약이 시행되며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오바마케어 정책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힘에 따라 헬스케어 관련 종목들도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반면 빅테크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나리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은 법인세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 자산에서 비중이 높은 무형자산에 세율을 높이려는 등 증세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가 지난 6일 반독점행위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규제 가능성이 커진 것도 빅테크주의 위험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 보고서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독점법 개정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 수혜주로는 인터넷, 반도체업종 등이 꼽힌다. 트럼프 재선 시 중국 화웨이 규제가 더욱 강화하는 등 미·중 간 IT산업 갈등으로 국내 반도체업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가 건설·철강·에너지산업 등 전통 인프라 투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업종도 수혜주로 떠오른다. 

    양 후보 누가되든 5세대(5G) 업종은 공통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두 후보는 미국 전역에서의 초고속 인터넷 브로드밴드 사용 가능 정책을 내세우며 5G 산업 육성을 공약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통신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통신사들은 올 연말부터 5G 관련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통신장비와 통신부품이 함께 부각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할 경우다.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00년 미 대선 플로리다주 재검표 논란 당시 대선일부터 35일간 나스닥 지수는 14%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3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미 대선 결과와 경기부양책 규모의 불확실성 등이 있는 만큼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