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이건희 빈소’ 찾은 확진자… 다수 전파 가능성 ‘우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 지난 2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방역망 가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방역당국은 당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요청했다. 

이는 빈소를 취재한 기자의 확진 판정으로 불특정 다수가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앞서 2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언론사 기자가 지난달 26일 이 회장 빈소가 차려졌던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을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당국은 2일 해당 기자에 대해 기초 조사를 진행해 1차로 밀접 접촉자를 분류하고 조치에 들어갔다. 이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증상이 발현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어 3일에는 이 확진자에 대해 심층 역학조사를 시행해 세부 동선을 조사했다.

방대본은 확진자가 방문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출입구 근처와 1층 로비를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전날 저녁 결정했다.

확진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장시간 장례식장 근처에 머문 만큼, 이 사람이 다른 방문자에게 감염증을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지난달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졌고,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 등 수십 명이 이곳에 대기했다.정·재계와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방문한 지난달 26일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을 1000여명으로 추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