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6%·영업익 63%↓·영업이익률 한자리수로 코로나19 여파, 여름 긴 장마로 탓4Q, 성수기·中 시장 확대로 실적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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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디스커버리)를 보유한 패션업체 F&F가 올 3분기 역신장했다.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596억원,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63% 감소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64.9% 줄었다.
수익성 지표 또한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6%에서 올 3분기 7.1%로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1조6000억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이날 오전 11시 기준)로 내려앉았다.
F&F는 2012년부터 글로벌 다큐멘터리 방송 디스커버리 채널의 한국 라이센스(판권)을 따와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1997년부터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라이센스를 사들여 모자 브랜드 MLB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F&F 매출은 2015년 3700억원, 2017년 5605억원, 지난해 9103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15년 188억원에서 2017년 981억원, 지난해 1507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 등 아웃도어 업황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보기 드문 성장세다.
증권가에서는 F&F의 실적 성장이 꺾인 원인을 코로나19와 여름 긴 장마 등으로 부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핵심 브랜드인 디스커버리의 매출은 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봤다. MLB의 국내 매출은 946억원으로 전년보다 28%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고객 감소로 인한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MLB 부문 면세점 매출이 반토막난 것으로 예상했다. MKB 키즈 매출 역시 129억원으로 32% 감소한것으로 추정했다.
주력 브랜드뿐 아니라 신규 브랜드의 실적도 부진했다. 2018년 인수한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듀베티카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트레치 엔젤스도 전년보다 17%, 8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F&F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매출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짧게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지만 아웃도어의 성수기 겨울을 맞아 올 4분기 실적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을·겨울용 외투가 고가인 업계 특성상 1년 매출의 절반이 4분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디스커버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964억원으로 1년 전체 매출의 60.6%에 달했다.
중국 시장 확대도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F&F는 MLB의 오프라인 매장을 올해 말 55개, 내년 250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MLB 중국이 4분기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온라인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오프라인 매장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도 더해질 것"이라고 봤다.
한편 F&F는 성장을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 중이다. 트렌드 주기가 짧은 패션 산업의 구조적 특성에 더해 기존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F&F는 최근 기업형 벤처캐피탈(VC)를 차리기 위해 인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동력을 직접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무신사가 만든 VC인 무신사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M&F 패션 펀드를 만들어 50억원을 투자, 해당 펀드의 지분 50%를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