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5일 강남점 끝으로 영업종료지유·데상트 키즈 이어 日 브랜드 줄줄이 철수日 불매운동·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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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패션 제조·직매형 의류(SPA) 니코앤드가 올해를 끝으로 한국에서 철수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온라인 쇼핑 강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 매출 하락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니코앤드는 지난 15일 니코앤드 롯데몰 수원점을 시작으로 다음달 15일 롯데마트 잠실점, 스타필드 고양점, 파르나스몰, 25일 강남점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스토어도 12월15일 닫는다. 다만 회사 측은 매장을 닫고 한시적으로 고객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니코앤드는 일본 포인트사의 지주사인 아다스트리아홀딩스가 한국법인인 아다스트리아코리아를 세워 2014년 한국에 진출했다. 앞서 대만·중국 등에 수출해 양호한 성과를 낸 데 이어 한국에도 도전장을 냈다.
서울 강남대로에 1호점을 열며 거실·부엌소품 같은 생활용품과 가방·의류 등 총 14개 카테고리 상품을 팔았다. 일본 현지와 가격차를 두지 않으면서 2030대 젊은 소비자층에게 인기를 모았다.
니코앤드가 한국 사업을 접는 이유에 대해 직접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것으로 해석한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산 제품을 피하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매출 규모가 작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니코앤드는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명품 소비는 꾸준히 늘어난 반면 외출 빈도 자체가 줄면서 당장 입을 만한 중저가 의류가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단기간 유행하는 옷들을 재빨리 출시해 내는 패스트패션의 대명사 SPA 브랜드들의 타격이 더 클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역신장했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매출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영업이익도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급기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철수도 이어졌다. 데상트는 영애슬릿 매장 운영을 지난 8월부로 전면 중단했다. 같은 달 에프알엘코리아의 SPA브랜드 지유도 철수했다.유니클로 자매 브랜드로 2018년 9월 한국에 상륙한 지 2년도 안돼 철수 방침을 내렸다.
패션 업체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는 생초콜릿으로 유명한 로이스도 한국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또 2018년 국내에 진출해 23개까지 매장 수를 늘린 일본 햄버거 브랜드 모스버거도 경영난으로 매장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각인되면서 대체재를 알게 된 국민들의 소비 행태가 바뀌었다"면서도 "불매운동이 진정되더라도 과거 위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