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순익 합계 1조1716억원…전분기 대비 5% 넘게 상승 증시 불확실성 완화에 증권주도 상승 탄력 다만 거래대금 감소·사모펀드 충당금 부담에 성장세 둔화 전망
  • 동학개미 투자 열풍에 힘입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 순이익이 지난 2분기에 이어 1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대선·대주주 요건 등 증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최근 코스피 사상 최대치 행진 속에 증권주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빅5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올해 3분기 1조17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년 대비 68% 오른 231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07% 오른 2589억원, NH투자증권은 197% 오른 2396억원, 삼성증권은 163% 오른 2337억원, KB증권은 239% 오른 20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또다시 분기 순익 합계 1조원을 돌파한 것. 2분기 이들 증권사의 당기순익 합계는 1조1136억원으로, 앞서 지난 2분기 빅5 증권사들의 당기순익 합계는 사상 처음 분기 순익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3분기 들어서도 1조원대 순익을 이어간 것은 물론 전분기보다 수치는 5% 넘게 늘었다.

    빅5 증권사들을 포함해 증권업계가 잇따라 호실적을 이루는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동학개미 덕분이다. 주식 시장에 직접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량이 실적 상승의 동력이 됐다. 

    3분기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6.7% 상승했다. 상반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은 이 덕분에 고공행진을 이뤘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에 증권주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를 누르고 있던 미국 대선과 대주주 요건 등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탄 점도 증권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18년 5월 3일(장중 고점 2507.91) 이후 약 2년 6개월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삼성증권(8.51%)·한국금융지주(4.32%), NH투자증권(4.81%), 미래에셋대우(1.06%) 등 증권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계절성으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와 사모펀드 충당금 증가에 따른 부담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4분기 보유 대체자산 손상차손 인식 개연성을 감안하면 초대형 IB(투자은행)를 중심으로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거래대금 감소를 감안하면 수수료 수익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당국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추가 환매 연기 우려 등 충당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