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3분기 실적 소폭 회복세가정간편식·가공유 등 B2C 제품 라인업 확대 통했다내년도 코로나19 장기화·낙농가와 대립 여전히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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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업계가 가공유제품 라인업 확대, B2C 사업 구조 강화 등으로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코로나19가 변수인데다 내년도 원유 수급 등을 둔 낙농가와의 대립 등 풀어야할 과제는 남아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가정간편식(HMR), 소매 부문의 매출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국내 단체급식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상반기 매출이 70%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타격을 가장 크게 맞은 기업이다.

    서울우유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직격탄을 맞자 자사의 흰우유 브랜드 '나100%'를 앞세워 대형마트·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e커머스 시장까지 가정용 채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 4월 나100%의 새 광고모델로 샘 해밍턴 가족을 기용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했다.

    가공유 상품군 확장 노력도 이어나갔다. 올해 흑임자우유·귀리우유·달고나우유·살롱밀크티 등 가공유 라인업을 강화하고, 컵커피 신제품 ‘서울우유 강릉커피’도 내놨다. 국산 원유를 사용한 치즈 신제품 '나100% 자연숙성치즈 마일드체다'도 출시했다.

    콜라보레이션에도 적극적이었다. 오리온과 발효 요구르트 ‘비요뜨 오!그래놀라’를, CJ프레시웨이와 ‘홈타입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지난 16일에는 CU와 함께 손잡고 '서울우유 딸기 샌드위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 ▲ ⓒ서울우유협동조합
    ▲ ⓒ서울우유협동조합
    급식에 의존하던 매출 비중을 소비자 직접 판매 채널로 옮기고 남는 원유를 가공유나 치즈, 발효유 등으로 활용하는 제품으로 판매하는 전략이 어느정도 시장에서는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우유는 가공유, 단백질 음료 등의 고부가가치 사업군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서울우유 외에도 유업체들은 가공유 라인업을 강화하고 B2C 사업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고부가가치 사업군으로 옮겨가면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매일유업이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셀렉스'는 출시 후 1년만에 누적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매일유업은 하반기에도 셀렉스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건기식 사업을 강화해나갈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분유와 '아이꼬야' 등 유아식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어나기고 있고 식사 대용 요거트 등 HMR 트렌드에 맞춘 제품 라인업을 갖춰나간다는 전략이다. 빙그레도 발효유 등 트렌드 제품을 비롯해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실제 3분기 유업체들은 소폭 회복세에 들어섰다.

    가공유 위주로 유음료 사업을 진행 중인 빙그레는 이번 3분기 냉장품목군(우유 및 유음료 외)의 수익은 3889억30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4.62%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반기와 비교해 회복세일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내년도 실적 역시 완전한 회복을 이뤄내지 못할 수 있고, 낙농가와의 원유 수급 관련 논의도 남아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입산 가공 유제품이 증가하면서 낙농업계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유제품 원료공급처인 국내 젖소 사육두수는 2009년 44만두에서 2020년 6월 기준 40만두로 4만두(8.2%)가 감소했고, 낙농가수 역시 같은 기간 6767호에서 6186호로 581호(8.9%)가 줄었다. 우유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순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낙농가와 유업계의 원유 수급 관련 논의는 올해 특히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유업체들도 지금 소매나 간편식 등 다양한 사업 분야 확대로 상반기보다는 나쁘지 않은 실적을 받아들기는 했지만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낙농가와의 원유수급 관련 의견 대립도 있고, 희망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