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中 추가 규제규제범위 IT서 다양하게 확장핵심은 '반도체'... 파운드리社 SMIC 정조준화웨이 칩 위탁생산 길 막히고... 中 '반도체 굴기' 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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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교제를 앞두고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추가 무역 제재에 나서며 마지막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중신인터내셔널)가 제재 기업 명단에 오르면서 내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도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국가안보 상의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 인민해방권과 연계된 기업들을 추가적으로 무역 제재 명단에 올릴 예정이다.

    이 명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사인 SMIC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건설과기그룹(CCTC), 중국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CICC) 등 4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화웨이 등 IT기업에서 제재 범위가 다소 확장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제재에도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는 분야는 반도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것이 사실상 이번 추가 제재안의 근본적인 목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미 SMIC에 대한 제재를 예고하며 길들이기에 나서기도 했다. SMIC가 화웨이와 거래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이 SMIC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자 SMIC는 자사 매출의 20%를 담당하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미국의 허가 아래서만 하겠다고 한 차례 굽힌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처럼 SMIC에 칼 끝을 겨누는 데는 SMIC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자 앞으로 중국 반도체 자급자족을 앞당길 수 있는 키(Key)로 본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싹 조차 틔우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SMIC는 전체 매출의 70% 가까이가 중국 현지에서 발생할만큼 중국 반도체 생산 전반을 좌우하는 곳이다. 중국 정부도 국가 주도로 운영하는 반도체 투자 펀드 전체 자원의 10% 이상을 SMIC 한 곳에 몰아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로 보면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에 가려 5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에서 조용히 세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들어서는 SMIC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생산능력 측면에서도 빠른 속도로 발전을 보여주고 있어 글로벌 경쟁사들의 경계도 짙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이 SMIC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거론하기 전까지만해도 SMIC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액을 기존 예상 대비 2배 이상 늘린 67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반도체 굴기'를 꾸준히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화웨이는 앞선 미국의 제재로 SMIC에 대한 반도체 위탁생산 의존도가 높아졌던 가운데  다시 한번 규제로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미 자체 중저가폰 브랜드인 '아너(Honor)' 매각으로 살 길을 도모하고 있는 화웨이지만 잇따르는 제재에 속수무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파운드리 시장 집중 공략에 나서는 삼성전자에게도 이번 SMIC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 내에서 막힌 위탁생산 수요가 삼성으로 넘어오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 또한 미국의 제재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딜레마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