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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호텔임대 4인가구 한숨…전세난 해결기미 '깜깜'

1인가구→호텔, 3~4인가구→다세대·빌라 공급방안 발표실수요자 서울 시내 아파트 선호 VS 정부 "아파트 부족"5년 전 인허가 물량 감소·공공택지 취소 탓, 여론 비난↑

입력 2020-12-01 14:58 | 수정 2020-12-01 15:03

▲ 서울 성북구 안암동 리첸카운티 호텔을 리모델링한 청년 공유주택 '안암생활'. ⓒ 한국토지주택공사

정부의 말많고 탈많던 호텔 임대주택 공급방안이 베일을 벗자마자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1인 가구를 위한 대책에 불과한 가운데 전세 핵심 수요층인 3~4인 가구에게는 공급부족을 이유로 빌라·다세대 주택을 제시하면서 시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리첸카운티 호텔을 리모델링한 청년 공유주택 '안암생활'이 입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11·19 전세대책에서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사업이 처음 공개된 셈이다.

안암생활의 수요층은 1인 가구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50%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35만원 수준이다. 내부 바닥난방과 개별 욕실, 침대와 에어컨을 설치했고 주방과 세탁실은 공유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서울 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1000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 현안질의에 참석해 호텔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장관은 "합리적인 시세로 청년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주택을 정부가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호텔 임대주택 공급방안은 1인 가구를 위한 대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난 해결을 위한 근본적 처방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한 대책을 내놓고 정부가 생색을 내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난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3~4인 가구가 대부분인데 갑자기 1인가구나 청년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자화자찬해 시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3~4인 가구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대신 질좋은 다세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5년 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줄고 공공택지가 취소돼 공급량이 부족해졌고, 아파트 공사기간은 오랜시간이 소요돼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는 다세대 주택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해서다. 

지난 7월까지만해도 주택공급은 전혀 부족하지 않으며, 서울에서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는데 불과 6개월만에 공급물량이 부족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를 두고 야당의원들은 맹공격을 이어갔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하고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죄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언급하며 국민 속을 뒤집어 놓는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아빠트는 빵과 달리 공사기간이 길어 본인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뜻일테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정부의 정책이 체계적이어야하고 국민 신뢰를 받아야하는 것을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시장 역시 실망감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아파트 물량은 충분한데 투기 수요가 문제라며 공급 억제 정책을 펼치더니, 물량이 부족하다며 지난 정권으로 책임을 떠넘긴다"며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인 3~4인 가구의 패닉바잉 현상이나, 전세난을 해결하기위해서는 규제로 묶은 서울 정비사업 물량을 풀어야한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아울러 너무 잦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내성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는 '집값 안정, 투기세력 차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여론과 동떨어진 대책만 발표하다 정책 신뢰도만 잃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B관계자는 "정부가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한 핀셋정책을 펼쳤어야하는데 대책을 남발하다가 실수요자까지 모두 힘들게 만들어 버렸다"며 "정부가 내놓는 정책의 방향성은 존중하지만 실수요자들을 힘들게하고 시장과 융합되기 힘든 정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언급했다.  
채진솔 기자 jinsolc@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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