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자사주 매입 두 차례11년만에 최대 규모 3000억 매입직원 1인당 자사주 45주 지급... '주인의식' 동기부여 제공 계열사 리스트럭처링 단행... M&A, 상장으로 경쟁력 확보도
  • 구현모 KT 대표가 저평가된 회사 주가를 상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전직원에 지급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2만 4350원에 거래된다. 지난 3월 1만 7250원 대비 증가했지만, 연초 2만 6700원에 못 미치는 액수다.

    구 대표는 KT 수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주가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가에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후 구 대표가 꺼내든 카드는 1억원 규모의 자사주(5234주) 매입에 따른 '책임 경영'이었다. 구 대표와 함께 100명이 넘는 임원들도 장내 매수 방식으로 2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구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1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다시 매입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2009년(5000억원) 이후 11년만의 처음이다. 

    이달 들어 구 대표는 직원 1인당 자사주 45주를 지급하는 통 큰 결단도 내렸다. 총 2만 2939명에 달하는 KT 임직원에게 '주인 의식'을 높이기 위해 약 230억의 비용을 투입한 것.

    KT 내부적으로도 구 대표의 주가 부양을 위한 행보에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갖고 주주가치 제고에 책임을 지면서 직원들에게 자연스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구 대표가 KT의 주가 부양을 위한 또 다른 카드로는 계열사들의 독자 생존력 강화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KT스카이라이프-현대HN 인수 ▲딜라이브 예비 입찰 단독 참여 ▲케이뱅크 IPO ▲KTH-KT엠하우스 합병 등 계열사들간 리스트럭처링, 이합집산을 통해 신산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향후 KT를 통신기업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 분야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기업간 거래(B2B)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실제 KT AI, 디지털혁신(DX) 사업은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B2B 사업 강화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도 공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주가 부양은 구 대표의 가장 큰 숙제이자 숙원"이라며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