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발길 '뚝'영업시간 1시간 단축… 수입차 딜러는 교대 근무개소세 혼란까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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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우한폐렴) 재확산이 다시 한번 우리 자동차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마케팅 기회가 증발하면서 가쁜 숨을 몰아 쉬던 판매 대리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판촉 활동이 몰리는 최대 성수기 연말에 강타한 거리 두기 격상 후폭풍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대리점은 지난 8일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동절기(11~2월)에 문을 닫는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7시로 앞당기는 것이다.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대리점을 찾는 사람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기존 2.0에서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일괄 격상한 데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한 관계자는 “판매 실적은 좋지만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평소 대리점 방문객이 15명 정도 되는데 요즘은 하루에 많아야 2명”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당직을 선 날에는 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영업 일선에서 소비자와 만나는 대리점은 경기 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이다.수입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부 딜러사는 의무적으로 교대 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겨서다. 비용 절감을 통해 위기를 넘으려는 극단의 자구책이다.자동차는 4분기(10~12월) 성수기를 맞는 대표 업종이다. 연말에 할인 혜택이나 신차 출시가 집중된다. 몇 달 남짓 기간의 성과에 따라 한 해 성적과 목표 달성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열을 올리는 기간이기도 하다.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부터 전체 판매대수 중 절반을 차지하는 E클래스에 대해 차값 할인, 연 1.0% 할부, 무상보증 기간 연장(2년), 엔진오일 평생 무상교환이라는 파격적인 문구까지 내걸었다.‘일본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은 혼다는 300만~500만원씩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밖에 대부분 딜러사는 연말 소비자를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는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24일부터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며 “잠깐 살아나는 듯 했던 소비 불씨가 다시 푹 가라앉았다”고 했다. 또 “연말 특수 기대감까지 앗아갔다”면서 “본사 차원에서 판촉행사 지침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 현장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정부는 연말에 끝나는 개소세 인하 혜택을 내년에도 3~6개월 연장하고 인하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차 구매 예정인 직장인 성모(36)씨는 “개소세 때문에 눈치싸움까지 해야 할 판”이라며 “차가 보편화된 요즘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