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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정부 규제로 주춤하던 서울아파트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전세대책에 실망한 세입자들이 중저가단지 위주로 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전국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7% 상승했다. 지난주(0.2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은 0.03% 상승을 기록해 27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0.16%→0.18%)과 지방(0.31%→0.35%)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진척이 있는 개포·압구정·상계동 위주로 많이 올랐다"면서 "규제가 덜한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크게 줄었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구(0.04%→0.05%)는 재건축 기대감 있는 개포·압구정동 위주로, 송파구(0.03%→0.04%)는 잠실·가락동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커졌다. 서초구(0.03%→0.03%)는 서초·반포동, 강동구(0.02%→0.03%)는 강일동 등 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지난주보다 0.02%p, 0.03%p 오른 0.15%, 0.27%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파주시(1.18%)는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3주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방은 울산(0.76%), 부산(0.58%) 등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던 세종은 지난주 0.27%에서 0.23% 상승으로 상승폭이 줄었다.
최근 저금리와 새 주택임대차법 시행 등으로 인한 전세난이 크게 확산하고 정부의 전세대책도 기대를 밑돌면서 매수세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19일 96.0까지 떨어진 뒤 97.6→98.0→98.7→99.8을 기록하면 계속 상승중이다. 지난주에는 100.2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공급과 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 기준치보다 높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기준치를 넘긴 것은 지난 9월28일(100.6) 이후 두 달 만이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같은 0.29%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0.14%로 상승폭이 0.01%p 줄었지만 76주째 상승세다. 실수요 대비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상승폭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