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물류운송까지 혁신기반 마련로보틱스사업 본격화…인간형 로봇시장 진출
  •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나란히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뛰어든 가운데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수로 로보틱스사업을 본격화해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를 넘어 물류운송까지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8억8000만달러(약 9558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필두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공동 참여한다.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현대차 30% △정 회장 2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다.

    최대 주주로 올라설 현대차그룹의 총 보유지분은 80%다. 나머지 20%는 소프트뱅크그룹이 갖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현대·기아차(완성차)와 현대모비스(부품), 현대글로비스(믈류) 간 가치 사슬을 구축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이번 인수는 가치 사슬을 로보틱스사업으로 확대하고 급변하는 미래에 또한번의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과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물류운송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그룹 측은 “코로나와 고령화로 노동 대체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한 로봇 판매를 넘어 종합적 해결 방안을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로봇, 인공지능(AI)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여기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이 더해지면 비약적 기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기아차는 도심항공교통(UAM)과 목적기반이동수단(PBV) 등에 관련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먼저 자동화 과정에 로봇을 적극 도입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픽’, ‘핸들’과 같은 물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현장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코로나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면서 매입부터 주문, 배송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풀필먼트 등의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다.

    이와함께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장기적으로 로보틱스사업을 추진한다. 산업, 의료, 배송 등 모든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그룹 차원에서 로보틱스 기술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물류 사업을 넘어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시장 진출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인간형 로봇을 구현하는 데는 다목적 팔과 이족보행 기술이 필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뛰거나 물구나무를 서고 공중제비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시장 조사기관 리포트앤리포트에 따르면 인간형 로봇 시장은 2023년 39억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그룹측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로봇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단기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선두업체를 계열사로 편입, 신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