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 돌입… "美 FDA 허가"PMI 투자 제약회사 '메디카고', 현지서 성과 눈앞담배잎 활용도 넓히고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효과
  •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글로벌 담배업체들도 관련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 분석하며 쌓인 노하우를 이용한다.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담배 제조회사라는 부정적 인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AT그룹은 최근 미국 바이오테크 자회사 켄터키 바이오프로세싱(KBP)이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임상 1상이란 의약품 개발 단계 중 인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 시험을 의미한다.

    켄터키 바이오프로세싱은 BAT가 지난 2014년 담배 추출 기술을 활용해 비연소 제품군을 개발할 목적으로 인수한 기업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 1상 허가를 받았다.

    KBP가 개발 중인 백신은 속성 식물 재배기술을 활용한다.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백신 구성물을 6주안에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상 연구는 내년 중순 마무리하며, 결과와 허가 여부에 따라 2상 연구로 이어질 예정이다.

    BAT 위해 저감 제품 연구 총괄인 제임스 머피 박사는 “기존에는 독감에 적용하다 코로나19에서도 활용하고 있는데 기존 프로세스를 완수한 상태”라며 “현재 미국 FDA와 공조해서 전개 중인데 임상 1상으로 진행해도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 ▲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투자한 캐나다의 바이오 제약회사 '메디카고'도 코로나19 백신 연구에서 진전을 거두고 있다. ⓒ메디카고 홈페이지
    ▲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투자한 캐나다의 바이오 제약회사 '메디카고'도 코로나19 백신 연구에서 진전을 거두고 있다. ⓒ메디카고 홈페이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투자한 캐나다의 바이오 제약회사 '메디카고'도 코로나19 백신 연구에서 진전을 거두고 있다. 메디카고는 코로나19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얻은 지 20여 일만인 3월 중순, 바이러스성 입자를 성공적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캐나다 공공서비스 조달청과 협약을 맺고 캐나다 보건부가 승인하게 되면 코로나19 후보 백신을 최대 7600만회 투여분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 혁신과학기술경제개발부는 지속적인 백신 개발 및 임상시험 지원과 퀘벡시 내 백신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1억 7300만 캐나다 달러(약 1억13100만 달러)를 메디카고에 지원할 예정이다.

    메디카고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필립모리스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08년부터 주요 주주(현재 약 3분의 1 지분 보유)로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기존 백신 생산 재료인 달걀 대신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백신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메디카고에 대한 투자는 과학기술과 혁신을 활용하려는 경영방침의 일환”이라는 것이 PMI의 설명이다.

    메디카고는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유사입자를 성공적으로 생산한 데 이어 7월에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시작한 바 있다. 지난 11월에는 임상 2/3상 시험에 돌입한데 이어 연말까지 3상 시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담배회사가 담뱃잎을 이용한 백신 개발에 나서는 것은 담뱃잎의 활용도를 넓히는 동시에 담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담배회사들로선 담배 제조가 유해산업으로 인식되고 관련 규제도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연초 담배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와 압박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개발은 전반적으로 담배 및 담배회사의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숙원 사업이다. 

    여기에다 통상적으로 일반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지만, 담뱃잎을 이용한 실험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 재정적으로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을 이용한 바이러스 배양법은 비용이 저럼하고 추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미국 국방부 등 선진국에서는 담뱃잎을 통한 백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