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에그타르트 가격 14.3% 올려 … '원가 상승' 이유생크림·연유 이어 디저트까지 … 가격 인상 도미노 현실화"‘물가 안정’ 외치는 정부 기조에 역행" 시선도
  • ▲ 폴바셋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오리지널ⓒ폴바셋 홈페이지
    ▲ 폴바셋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오리지널ⓒ폴바셋 홈페이지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디저트 가격을 또 한 번 인상했다. 연말연시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단행된 이번 조치로, 정부의 식품 물가 관리 기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바셋은 이달 초 ‘폴바셋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오리지널’ 가격을 기존 2800원에서 3200원으로 400원(14.3%) 올렸다. 회사 측은 “포르투갈에서 수입해오는 ‘나타(Nata)’의 매입가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폴바셋은 해당 제품을 현지에서 직수입해 매장에서 직접 굽는 프리미엄 디저트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을 ‘디저트플레이션(디저트+인플레이션)’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0월 기준 초콜릿 가격은 전년 대비 16.3%, 커피는 14.7% 급등했다. 빵 역시 8개월째 6%대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잼·주스·아이스크림·케이크 등 주요 디저트 품목 대부분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디저트 물가 급등의 원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임대료, 고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부가 식품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매일유업이 프리미엄 디저트 가격을 인상한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유업은 폴바셋 외에도 이달 1일부터 생크림과 연유 등 B2B(기업 간 거래)용 제품 가격을 평균 5~10% 인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유 및 국산 크림 가격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조정했지만 인상 폭은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말 케이크·커피·디저트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제과·카페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행태를 강도 높게 점검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빵값 인상의 원인으로 꼽힌 대한제분·CJ제일제당·삼양사 등 7개 제분사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빵플레이션’으로 불릴 만큼 고공행진 중인 제과 원재료 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제품 중량을 줄이거나 재료를 바꾸는 ‘슈링크플레이션’에도 대응에 나섰다. 교촌치킨이 순살 메뉴 중량을 30% 줄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 이후,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논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슈링크플레이션’과 같은 꼼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가진 권한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수용력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원가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감안했을 때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