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급락 中 공장서 애플카 생산 시나리오현대차 "초기단계 협의, 결정된 바 없어"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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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와 애플이 공동개발해 애플카를 생산할 수 있단 소식에 관련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8일 한 매체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와의 협업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애플카 관련 협의중인 건 사실이나 초기단계”라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업계는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애플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차를 선보이겠단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4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애플카 개발을 추진해 왔다. 2016년 들어 관련 인력 수십 명이 해고되는 등 ‘개발을 포기했다’란 관측이 제기됐으나 숨겼던 발톱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애플카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르면 출시 시기는 이르면 2024년이다. 특히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2C)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생산 경험이 없는 애플에게 전기차 생산까지 주어진 시간은 3년 정도다. 애플이 이 기간에 공장을 구축하거나 관련 기술을 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애플은 현대차를 비롯한 여러 완성차 업체에 협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현대차가 "애플이 여러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관련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밝힌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다.

    애플 입장에서 현대차는 협업하기 꽤 매력적인 대상이다.

    생산능력은 글로벌 5위 수준이며, 최근에는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미래차 개발에도 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동안 전자장비 부품을 여러 곳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

    이 회사는 아이폰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구성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오랜 시간 써왔고, 맥북 등 PC 제품에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넣기 시작했다. 아이폰 12 프로의 경우 라이다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자율주행에 있어 가속, 감속 페달 등을 제어하는 일련의 과정은 CPU가 총괄한다. 라이다는 빛으로 주변 물체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일종의 ‘눈’ 역할을 한다.

    다만 애플은 수억 개의 전자제품을 생산한 것과 달리 차를 제조해본 경험은 없는 게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IT 기업에게 현대차는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라며 “전 세계 5위권의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 가능한 배터리 업체가 풍부하고 정부 차원에서 관련 규제를 일찍 정립했다는 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애플이 애플카를 생산하는데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글로벌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E-GMP가 가장 최근에 개발돼, 최신 기술을 갖췄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양사 협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가장 설득력 있는 방안은 현대모비스가 가동률이 떨어진 북경현대 중국 공장을 인수하고 모비스 중국공장에서 애플과 현대차의 합작모델을 생산하는 시나리오다.

    애플이 전기차를 생산하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필연적이다. 현지에 직접 공장을 지으려면 허가에 많은 절차가 필요하고 비용 또한 막대하게 들어간다.

    하지만 현대차의 중국 공장을 활용하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애플은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와 애플이 서로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다양상 측면에서 확장할 수 있고, 애플은 단기간 내 신규 시장 진입이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강성진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는 기존 이익 창출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역량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산업을 거느린 애플과의 협업은 미래 차 산업에서 현대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