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사업 'MC' 매각 혹은 축소 통합 추진...연간 1조 적자 줄이는 효과 예상또 다른 적자사업 '전장'에 실리는 힘...하반기 흑자 전환 유력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최대 실적 기록...'앓던 이' 뽑고 영업익 '4조' 노려
  • LG전자가 올해 실적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모바일(MC)사업과 전장(VS)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MC와 VS는 LG전자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는 곳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조 원 벽을 넘어선 LG가 올해 이익 규모 4조 원대로 올라설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9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확정짓고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사업 변화와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수요 특수로 가전과 TV 사업에서 크게 성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 원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3조 2638억 원, 영업이익은 3조 1918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매출액은 1조 원 가량, 영업이익은 8000억 원 가까이 증가하며 혼란한 세계 경제 상황 속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가전과 TV가 승승장구 할수록 적자사업인 MC와 VS로 시선이 더 쏠렸다. MC와 VS에서만 연간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의 경우 잘 나가는 가전과 TV 사업과 실적이 더 대조되며 LG전자가 몸집을 키우지 못하는 원흉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좀처럼 실적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MC와 VS가 LG전자 전체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MC의 경우 지난 6년 간 누적 적자가 5조 원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자체적인 체질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며 적자 규모를 줄여나간 것에서 희망을 찾았다.

    VS사업의 경우 LG전자 뿐만 아니라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LG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이라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봤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인 완성차업계가 위기를 겪기 전까지만 해도 VS사업본부는 신규 수주를 늘리고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에서 조금씩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 ▲ LG마그나 합작사 관련 이미지 ⓒLG전자
    ▲ LG마그나 합작사 관련 이미지 ⓒLG전자
    여기에 최근 LG전자가 MC사업을 정리하거나 축소 혹은 매각의 방식을 통해 제대로 칼을 댈 것이라 선언하면서 LG전자 기업가치는 급격히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간 1조 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사업이 정리된다면 정리가 진행되는 올해부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4조 원대로 올라서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C사업 매각으로 올해만 약 1조 3000억 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했고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 영업적자 해소를 가정하면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4조 5000억 원으로 대폭 개선이 예상된다"고 봤다.

    이미 주식시장에서는 LG전자의 이 같은 MC사업 정리 계획이 발표된 이후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덕분에 1년 전 시가총액이 11조 원대에 불과했던 LG전자는 최근 시총 30조 원을 넘어서며 사업 구조 개편 이후 상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MC사업과 함께 LG의 대표적인 '앓던 이'였던 VS는 LG그룹 자체에서 미래사업으로 힘을 받으며 같은 적자 사업이지만 완전히 다른 노선을 걷게 돼 주목받는다.

    LG는 지난해 말 공식적으로 캐나다 전장기업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전기차 전장부품 사업 분야에 본격 뛰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신설되는 'LG 마그나 e파워트레인(가칭)'은 이달 초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1'에서도 이 소식을 전하며 양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LG 마그나 신설이 아니더라도 LG전자 VS사업본부는 올해 하반기 경에는 자체적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인수한 차량용 램프 사업회사 'ZKW'와의 시너지 등도 자리를 잡으면서 올 3분기 내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기도 하다.

    올해 흑자전환 이후에는 구광모 회장이 미래사업으로서 전장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지가 더해지면서 전장사업이 어쩌면 LG를 대표하는 사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최근 주식시장을 들썩이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