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노조 쟁의 금지 조건 걸기도보름만에 협상 난항에 마힌드라, 철수 가능성까지산은 주도 P플랜도 녹록치 않아… 성공사례 드물어
  • 산업은행의 올해 구조조정 계획이 쌍용차 매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쌍용차의 매각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이면서 쌍용차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산은 등에 따르면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쌍용차와 대주주 마힌드라, 새 투자자인 HAAH와 4자협의체를 구성, 논의를 이어갔으나 최근 협상이 중단됐다. 

    산은 관계자는 "마힌드라와 잠재투자자간 매각 협상이 중단돼 현재 4자 협의체는 열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HAAH와 마힌드라 간의 입장차가 커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74.7% 전체를 모두 HAAH에 매각하길 원하고 있으나 HAAH는 마힌드라가 최소 지분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매각 타결 때 쌍용차에 지원하게될 신규 자금이 기존 대출 상환에 쓰이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올 초까지만 해도 산은 내에서는 쌍용차 매각에 대해 기대감이 번져나왔다. 특히 이동걸 산은 회장이 신규 자금 지원 조건으로 쌍용차 노조에 구체적인 조건을 내걸자 업계 안팎에서는 쌍용차 매각타결이 무르익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노사를 향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이번을 놓치면 회생할 기회도 없고 누구도 쌍용차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쌍용차 노조에게는 흑자 전환 전 쟁의행위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으로 연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해당 내용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단 노조는 산은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협상주체인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신규투자자인 HAAH 간의 논의 중단에 따라 산은의 신규자금 투입도 불투명해졌다. 

    애초 산은은 HAAH의 투자제안서 등을 살펴본 뒤 신규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힌만큼 양측 간 협상이 없던일이 돼 버리면 산은의 신규투자도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선 법정관리 개시 전 P플랜 돌입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P플랜은 사전 회생 계획제도로 법정관리 개시 전 채무자가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 인수 예정자를 결정, 인수 예정자의 투자 계획에 맞춰 회생안을 법원에 제출하는 제도다. P플랜 실행 때는 마힌드라 보유 지분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P플랜 실행을 위해서는 채권자의 3/4이 동의가 필요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외국계은행들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P플랜 성공 사례가 드문데다 대주주의 감자가 불가피해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 "마힌드라와 HAAH 간의 협상 재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