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400억원 이상… 코로나 이전 수준 상회구본준 고문 계열분리로 신설지주 주력으로 부상신사업 관심, 배터리 원자재 등 LG와의 연 이어갈 듯
  • LG상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종합상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계열분리를 앞두고 내실을 꾸준히 다졌다는 평가다.

    LG상사는 29일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1조28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매출 10조5309억원보다 7.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598억원으로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 증가는 에너지·팜, 물류 사업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팜오일(CPO) 트레이딩 사업이 외형적 성장을 거둔 것이 눈에 띈다. 영업이익은 물류 사업 부문에서 원가경쟁력 확보, 창고 및 운송 사업 안정화 등으로 이익을 크게 끌어올렸다. LG상사는 내몽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자원 개발에 대해 적극적인 진출에 나서고 있다.

    303억원, 349억원 등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2~3분기에 비해 4분기 실적이 부쩍 좋아진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4분기 매출은 3조370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29.0%, 2535.3%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LG상사 측은 "지난해 석탄 시황 부진과 트레이딩 이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으나 보건·위생 제품의 신규 사업화를 비롯해 팜 사업 경쟁력 제고 등 수익 확대 기반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며 "올해 각 사업 부문에서 시장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고, 사업 가치를 제고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상사는 5월 LG그룹 계열분리와 함께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신설하는 지주사의 주력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열분리 발표 당시 주가 18000원대에서 29일 현재 25500원까지 상승했다.

    신설지주 주력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계획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수익이 늘어난 보건위생 품목에 이어 의료장비, 헬스케어 등을 취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 코발트 등 자원개발 사업에도 진출한다. 전세계 니켈 원광의 1/4이 매장된 인도네시아 등 LG상사와 친숙한 국가를 집중 공략한다. 배터리 기술에 집중하는 LG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분리 이후 신설지주의 공격적인 전략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판토스 상장과 신사업 추진 등 기대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