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서 단독 추대재계 구심점 맡으며 '상생협력' 가속화 전망SK그룹에 퍼진 ESG 경영, 대한상의로 이어갈지 주목
  • ▲ 최태원 SK 회장. ⓒSK
    ▲ 최태원 SK 회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다. 4대 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최 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철학들을 SK그룹 계열사에 이식하고 있는 만큼, 최근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한국 경제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회장단 회의를 열고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한다. 단독 후보인 만큼 최 회장이 이를 수락하면 대한상의 수장을 맡게 된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함께 맡는다는 관례에 따라 최 회장은 오는 3월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기업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핵심 경영 철학으로 삼고 동반성장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까지 아우르며 상생협력을 가속화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열린 도쿄포럼,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등에서 ESG 중심의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최 회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 나가야한다"며 "ESG 가치 측정 체계가 고도화 할수록 기업들의 경영전략 및 행동 변화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K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시행 중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SK는 새해 벽두부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과 매출 급감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영세 음식점을 함께 지원하는 '한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또 SK 주요 사업장 주변 무료 급식소가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ESG 경영 가속화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계열사들의 ESG 실현을 위한 행보도 활발하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SK텔레콤은 전담조직을 꾸려 ICT 역량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성장 전략 '그린밸런스 2030'의 일환으로 'K그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SK그룹의 이같은 행보로 비춰볼때 최 회장의 ESG 경영 철학이 한국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 기업의 ESG 경영 관련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의 총수로 재계 영향력이 큰 데다 이미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그룹 총수들의 회동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20' 행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동참을 이끌며 사회적가치를 놓고 협력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직이 기업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만큼 최 회장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며 "회장직을 수락하고 업무 파악이 완료되면 향후 ESG 경영에 대한 행보를 대한상의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