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60조 시장서 中 현지기업 생산분 9조 남짓5년 안에 70%까지 끌어올리기 사실상 '불가능'美 압박 '반도체 굴기'...올 SMIC 집중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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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수요가 15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오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선지 오래지만 여전히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라는 자체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멀어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 물량이 현지 수요를 상당부분 채우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까지 더해져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2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1434억 달러(약 160조 원) 상당의 반도체 중 중국에 본사를 둔 자국기업에서 생산한 제품 비중은 5.9%에 불과했다. 금액으로 보면 83억 달러(약 9조 원) 규모다.이는 곧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무는 수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내에는 자국기업 외에도 대만 TSMC와 UMC 같은 파운드리업체들과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라인을 두고 전체 반도체 생산량의 15.9%를 공급하고 있다는데, 중국업체들의 생산량은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자체적인 반도체 생산능력에 비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를 쓰고 있는 국가는 이미 15년째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005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수요처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시장 규모를 키워 지난해 160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에만 1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중국 정부가 두고 있는 목표치에 비하면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중국은 자국 내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생산능력이 따라오지 못해 오는 2025년까지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하며 지난 수십년간 이어오고 있는 '반도체 굴기'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지난해 6%에 불과한 자급률을 나타낸 중국이 말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4~5년 가량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남은 기간 동안 중국이 해당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실제로 IC인사이츠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말한 2025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19.4%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외국업체들의 생산량을 모두 포함했을 때 가능한 수치다. 중국이 추가적으로 TSMC나 SK하이닉스 등에 생산라인 유치에 성공하게 됐을 경우까지 예상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비중이라는 설명이다.그래서 최근 중국은 자국 반도체 기업인 SMIC에 전략적인 지원과 기대를 아까지 않는 분위기다. 올들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이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극심한 수급난을 겪기 시작하면서 SMIC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한 미세공정 개발 등 연구·개발(R&D)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기술적 차이나 생산력이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도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지 못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받으면서 화웨이를 중심으로 ICT 산업에 극심한 타격을 받았는데, 올해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를 맞이해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또 다른 위기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올해부턴 무엇보다 SMIC가 미국 제재의 주요 타깃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미국이 화웨이에 집중 공격을 퍼부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지도를 바꾼 것처럼 중국이 줄기차게 내세우는 반도체 굴기에도 집중 포화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이런 까닭에 올해는 반도체 수급난과 함께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또 한번의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대외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시각각으로 전략 변화를 추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반도체를 둘러싼 전세계 패권 다툼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