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드 하이브리드 탑재소음과 진동 획기적 감소고속 안정성과 경제성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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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외면 받던 BMW 5시리즈의 디젤모델이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소음과 진동을 줄이면서 중고속에서 부족한 힘을 말끔히 해결해준 523d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523d는 최대토크 48㎏f.m, 최고출력 190마력(hp)의 4기통 디젤엔진에 48볼트 스터타 제너레이터를 활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다.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까닭에 일명 디젤의 끝판왕이라 칭하기에 적합하다. 강한 힘과 회생제동 효율을 바탕으로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승차감도 개선했다.

    523d는 520d의 경제성과 주행성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도 디젤 단점을 최소화하며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왕복 100km를 주행하며 이 모델에 대한 다양한 매력을 살펴봤다. 시승차량은 523d M sport package 트림으로 가격은 7500만원이다.

    우선 외관 상으로는 이전 모델과 큰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면부 가로로 뻗은 직사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까지 이어져 웅장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를 세로 형태의 바(bar)로만 디자인해 깔끔한 인상을 안겨준다. 후면부 리어램프는 보다 입체감을 살려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실내는 이전보다 커진 디스플레이가 돋보인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동일한 크기인 디지털 계기판과 함께 나란히 자리해 시인성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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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은 결과부터 말하자면 디젤 같지 않은 디젤 세단이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 소음은 발생하지만 기존 디젤엔진과 비교했을 때는 큰 차이를 보인다.

    소음측정기로 2015년식 520d와 523d의 외부 소음을 측정한 결과 각각 64db, 58db가 나왔다. 530i는 54db였으니 가솔린에 가까운 수준인 것.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실내 소음은 50db로 530i와 동일하다. BMW 디젤 모델들은 G바디로 넘어오면서 소음 차단에 투자를 아까지 않았는데, 523d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고속 주행시엔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이 차의 장점이다. 

    일상 주행 때는 BMW 특유의 딱딱한 서스펜션이 느껴진다. 국산차와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에 비해서는 확실히 하드하다는 느낌이 든다. 다소 이질적이지만 장시간 주행에선 오히려 이 같은 서스펜션과 시트가 유리하다. 피로감을 덜어준다는 얘기다.

    오히려 푹신한 시트 등은 운전자 자세 유지를 흩뜨려 트리는 경향이 있어서 운전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피로감을 누적시킨다. 방지턱을 넘을 때는 의외로 충격이 운전자에게 크게 전달되지 않아 놀랐다.

    동력성능은 듀얼 클러치 못지않게 또렷하다. 통상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523d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는 경쟁모델에 적용된 변속기보다 변속감이 상대적으로 있는 편이다.

    BMW의 자동변속기는 일본 아이신사에서 개발에 공급한다. 수십년 동안 BMW와 함께 하고 BMW의 지향점을 잘 아는 만큼 523d가 요구하는 변속느낌을 제공한다.

    물론 아이신사가 모든 자동변속기를 BMW에 제공하는 것과 같은 셋팅으로 판매하는 건 아니다. 이것 또한 BMW 523d 오너만이 느낄 수 있는 혜택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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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속성능은 주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수치적으로 평이해 보이지만 체감적으로 출력과 토크 모두 제원상 수치를 넘어서는 느낌이다. 디젤은 중고속에서 가솔린에 밀리는 경향이 뚜렷한데 523d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변속시점에서 적극 개입해 출력의 부족함을 완전히 해소했다.

    단순히 일상 영역을 넘어 제법 빠른 속도로 주행할 때도 만족감을 안겨준다. 170km/h까지의 가속도 여유롭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엔진의 힘을 있는대로 짜내서 만들어지는 성능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실용 구간에서의 가속 성능이 좋았다. 실용 구간 튜닝이 잘 된 결과로 보인다. 수치적 성능을 앞서는 힘을 갖췄고, 그에 따른 만족도 역시 높았다.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았다. 아우토반을 감안해 차를 만드는 독일 제조사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국산차들의 고속 안정감이 많이 좋아졌지만 직접 비교해보면 여전히 독일 제조사 모델와는 격차가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살짝 여유롭다. 하지만 핸들링 자체는 명확하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반응한다. 코너링 구간에서도 크게 쏠리지 않고 하체를 꽉 잡아줘 안정감을 더해준다.

    경제성도 뛰어나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 20km/L 정도는 여유롭다. 이번 시승에서는 18.7km의 연비를 도출했다.

    디젤이 저물어가는 시점에 새로 출시된 523d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힘과 연비는 끌어올리면서 탄소 배출은 줄이며 디젤도 친환경에 접근할 수 있단 가능성을 보여준게 아닌가 생각된다. 

    전기차로 가기에는 이르고 여전히 디젤차를 고집하는 이라면 한번쯤은 523d를 시승해보고 판단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