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택공급대책 이후 아파트 매수심리 감소 지속광명·시흥 개발 기대감에 구로·금천구 호가↑실수요자 '막차' 심리 확산… 봄 이사철 맞아 상승폭 커질 듯
  • 지난달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3기 신도시 신규 택지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한 이후 구로·금천구 등 외곽 지역까지 호가가 눈에 띄게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47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690건) 대비 약 7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8301건)과 비교할 경우 약 82% 줄어든 셈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를 사고자하는 매수심리도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결과, 2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9.8로 전주(110.6) 대비 소폭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월 둘째 주(8일 기준) 최고치(111.9)를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2.4대책'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모습이다. 대규모 주택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부동산시장의 과열 양상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변창흠 국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택공급 관련 민관 정책 간담회에서 "아직 대책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여러 지표를 통해서 그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3기 신도시 발표에 이어 후속조치가 구체화하면 매수심리 진정 및 가격안정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관측과 달리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1.60%로 지난달과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강남권(11개구)의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1.43%로 전월(1.46%) 대비 소폭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강북권(14개구)은 1.79%로 전월(1.76%) 대비 오름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남권 외곽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적었던 구로(1.55%→1.95%)·금천구(0.83%→0.92%)는 같은 기간 일제히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하면서 인근 지역인 구로·금천구까지 가격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1차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월 9억 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 호가는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동아3차 60㎡ 역시 지난 1월 10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12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금천구 주요 단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산동 가산두산위브 59㎡는 지난달 7일 6억 86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7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3차 84㎡도 지난달 3일 13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최근에는 같은 면적 호가가 14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 달 새 1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발표 이후 미래가치 상승 기대감을 비롯 더 오르기 전에 서울 지역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에도 서울 외곽지역까지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는 커지는 분위기다. 이달부터 봄 이사철 성수기가 본격화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경우 매매시장까지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적었던 구로·금천구 아파트까지 최근 가격 상승폭이 눈에 띄게 확대되는 점에 비출 때 봄 이사철 성수기를 기점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폭을 키울 것으로 점쳐진다"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일시적 관망세에 불과할뿐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는 여전히 크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의 긍정적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