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분 2만6000대 완판… EU 문의 23만건전기차 반도체 칩 500개… 내연기관 차 2배노조와 울산1공장 생산인력 조정 협의중 차량 인도 해 넘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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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전 계약부터 올해 계획 물량을 달성하며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관건은 제때 인도가 가능하느냐다.

    날로 심각해지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생산을 둘러싼 노사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차량 인도가 해를 넘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사전 계약 이틀만에 올해 국내에 계획한 물량 2만6500대가 모두 판매됐다. 특히 계약 첫날에는 국내 완성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계약 대수인 2만3760대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도 인기몰이가 예상된다. 지난달 25일부터 유럽에서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해당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명이 몰렸다.

    특히 유럽의 경우 계약금 1000유로(약 136만원)를 받고 사전계약을 진행해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게 업계 판단이다.

    흥행 비결은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빠른 충전속도 등이 꼽힌다. 국내에선 전기차 보조금이 더해지면 3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단 점도 매력적이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됐다. 1회 충전에 최대 43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5분 충전으로도 100km를 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 혁신적인 실내공간은 이 모델의 최대 장점이다. 센터 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최대 140㎜까지 후방 수평이동이 가능해 1열뿐 아니라 2열 승객도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사전계약한 고객들이 차량을 언제 인도받을 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 심각한 사안으로 부상한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은 이런 우려를 더해주는 가장 큰 요인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1일 울산공장의 특근을 취소한 데 이어 이달부터 주 단위로 특근계획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반도체 부족이 서서히 영향을 미치면서 생산량 조절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아이오닉 5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라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전기차는 최소 500개 안팎의 칩이 필요해 내연기관차(200~400개) 대비 두배 가량 많다. 반도체 부족이 아이오닉 5 생산에 차질을 줄 수 있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아이오닉 5를 둘러싼 노사갈등도 해결과제다.

    현대차 노사는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 맨아워(Man/Hour) 협상을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다. 맨아워는 자동차 생산 라인에 배치하는 근로자 수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배기 라인, 전선 배치 등이 훨씬 단조롭다. 따라서 조립에 필요한 인원도 내연기관차보다 적다. 산업 변화에 따른 생산라인 투입 인원 감소가 노사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맨아워 협상이 마무리되는 즉시 유럽부터 아이오닉 5 출고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판매는 4월부터로 예정돼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노조 측과 맨아워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협상이 끝나면 울산공장에서 아이오닉 5를 생산해 유럽부터 판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