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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를 비롯해 공공주도 주택공급대책을 강행한다. 다만 최근 보궐선거에 나선 서울시장 후보들이 정비사업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공공재개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5·6대책에 따른 제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결과와 2·4대책 관련 지방자치단체 제안 부지를 대상으로 한 제1차 도심사업 후보지를 다음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LH사태와는 별개로 공급대책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진행해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집값 흐름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다.
홍 부총리는 "LH사태가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은 점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최근엔 매도 매물이 증가하고 강남 등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전세가 하락세도 나타나는 등 긍정적 신호가 포착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다음주 발표할 주택공급대책은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와 지방자치단체 제안 사업지다.공공재개발은 지난해 '5·6대책'과 '8·2대책'때 발표된 제도로 공공이 참여하는 재개발사업에 용적률 혜택을 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 가운데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공공이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24일 공공재개발 추진 근거와 절차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적근거도 마련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로 총 4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인데 지난 1월 1차로 4700가구 수준의 사업 후보지 8곳을 발표했다. 이번 2차 후보지 선정에 참여를 신청한 사업지가 56곳에 이른다는 점에서 1차 발표 이상의 후보지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도심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공공이 고밀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LH 등 공공이 토지 등 소유권을 넘겨받아 직접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공공 직접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자체로부터 입지를 제안받았다. 국토부는 이와관련 서울 등 지자체에서 172곳의 사업제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기있던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도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후보지 선정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2차 후보지중 유력한 곳인 한남1구역은 주민 동의율 70%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사업지내 '공공재개발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외에도 대흥5구역, 고덕 2-1·2-2구역 등에서 반대 민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재개발구역에서는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와 이를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함께 공존하며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 2차 후보지가 발표되면 서울도 수사 사정권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선택지가 없어 공공재개발을 선택했는데 서울시장 후보들이 정비사업 완화카드를 꺼내들면서 굳이 공공재개발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