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에 허덕이던 푸본현대생명이 현대차그룹 퇴직연금 덕분에 흑자전환을 넘어 가파른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땅짚고 헤엄치기'를 하고 있는 것.
2일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특별계정(퇴직연금 및 변액보험) 자산은 8조5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이익률도 3.10%에서 3.50%로 0.4%p 상승했다.
푸본현대생명의 특별계정은 대부분 퇴직연금으로 구성돼 있다. 퇴직연금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이 있다.
2013년부터 적자를 이어오던 현대라이프가 2018년 대만 푸본생명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상호도 지금의 푸본현대생명으로 변경됐다. 그 해 바로 당기순이익 48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843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951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기존에도 현대차그룹의 퇴직연금이 일부 있었지만, 2018년부터 그 비중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다. 현재는 퇴직연금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푸본현대생명의 중심축이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푸본현대생명이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의 퇴직연금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전체에서 5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푸본현대생명이 그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기본적으로 깔고 가면서 푸본현대생명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푸본현대생명의 지분구조는 대만 푸본생명이 61.6%, 현대커머셜과 현대모비스가 각각 20.29%, 16.96%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푸본생명이 대주주이긴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현대카드 출신인 이재원 대표가 2017년부터 지금까지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푸본생명과 현대차그룹의 협력관계가 묘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푸본생명과 현대차그룹의 협력관계는 지분구조로 얽혀 있으며, 이로 인해 푸본현대생명이 현대차그룹 수혜를 입어 퇴직연금 강자로 우뚝서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푸본현대생명은 연내 608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선다. 4580억원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푸본생명은 이번 유증이 완료되면 한국시장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