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66.3% "관심 있다투자유치 보다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 많아철강·디스플레이 기업 속도, 석화·음식·기계·선박 아직
  •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에 대한 기업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념이 모호하고 기관마다 평가방식도 달라 현장에 도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도는 66.3%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높다 36.6%, 다소 높다 29.7%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제품, 철강, 반도체, 일반기계·선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건설, 숙박·음식업 등에서 관심이 높았다.

    높은 관심도에 비해 경영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9.7%가 모호한 범위와 개념을 꼽았다. 또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방식(17.8%), 추가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도입 속도(11.9%)도 지적됐다.

    ESG 경영의 구체적인 연간목표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1.7%가 '수립했다', 39.6%는 '수립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열 곳 중 일곱 곳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은 모든 응답 기업이 이미 수립을 완료했거나 수립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사회 내부 ESG 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45.5%가 설치(17.8%)했거나 할 예정(27.7%)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구성원의 경력은 전직 기업인(24.1%), 회계 전문가(20.7%), 교수(13.8%), 전직 관료(6.9%) 순이었다. 별도 ESG 전담조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절반가량인 53.5%가 이미 마련(23.8%)했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다(29.7%)고 답했다. 다만 관련 전문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9%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건설,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도소매업 일부 기업에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들이 ESG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 제고가 4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 20.8%, ESG 규제부담 때문 18.0%, 투자자 관리(개인‧기관)를 위해 15.3% 순이었다. 세계적인 추세와 규제강화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긴 하지만 비용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ESG에 따른 매출액 증감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차이 없다'는 응답이 33.7%로 가장 높았다. 전경련은 "다만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관련 투자 등 추가적인 비용 소요가 불가피한 관계로 수익에 대한 효과는 매출 증대 전망과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관련한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이다(37.6%), 비교적 잘 준비됐다(21.8%), 잘 모르겠다(17.8%), 미흡하다(12.9%), 매우 미흡하다(6.9%), 매우 잘 준비됐다(3.0%)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 철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는 비교적 잘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석유화학·제품, 숙박·음식업, 일반기계·선박 업종 등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탄소중립 준비 사업으로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및 관리시스템 개발(31.7%),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15.8%),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연료전환(12.9%), 전기배터리 소재 투자(7.9%)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상위 500대 기업에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응답한 기업은 101곳(응답률 20.2%)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