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증권사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년보다 858.5% 급증 예상브로커리지 외 IB 수익 회복 예상돼 호실적 이어갈 듯2분기부턴 증시 모멘텀 약화·채권 평가손익 감소…수익구조 다변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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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다만 증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이후부턴 다소 힘이 빠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있는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들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4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81억원) 대비 무려 858.5% 높아진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도 29.58% 증가한 수준이다.지난해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에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57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액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올해 1분기 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증시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기간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 대금(33조3500억원)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분기 수준(27조6000억원)을 껑충 뛰어넘었다.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3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투는 지난해 1분기 라임자산운용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133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지난해 동학개미 최대 수혜업체인 키움증권 실적 개선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 추가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호조가 예상되면서 1분기 당기순익은 20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944.9%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증권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이 회사의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03.4% 증가한 2470억원이다. 강회된 리테일을 기반으로 한 수익 확대는 물론 물론 IB(기업금융) 부문에서 인수금융과 부동산 PF 관련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되면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채권 금리 상승에도 파생 결합증권 운용손익이 개선되면서 트레이딩 손익이 크게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대비 136.3% 증가한 25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해외투자가 제한되면서 위축됐던 IB 수익은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티테크놀로지 등 다수의 IPO(기업공개) 수행에 따라 점진적인 회복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금리변동성으로 인한 채권운용 수익 감소에도 주식운용 부문의 평가익이 반영되면서 양호한 트레이딩 수익도 예상된다.메리츠증권은 전년보다 64.1% 증가한 1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기대된다. IB 부문의 셀다운 수수료 유입이 증가하고, 파생결합증권 운용 등 이번 증시 상승 구간에서 트레이딩 강화의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증권가에선 전망하고 있다.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정체 국면에 있었던 IB 부문의 실적이 1분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1분기에 유입된 배당·분배금 효과와 주식시장에 연동된 자기자본투자(PI) 성과를 감안하면 트레이딩 손익도 양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증권사 실적은 매우 양호한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문제는 다음 분기부터다. 증권가에선 그간 증권업계 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실적 증가세도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6조4778억원에서 2월 19조954억원, 3월 15조1336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채권금리 급등으로 인해 채권투자 평가손익이 감소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초 1.713%에서 1분기말 2.057%로 34.4bp(1bp=0.01%) 올랐다.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세는 이어질 전망이지만 월중 수익 규모는 둔화 양상을 보인다"면서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운용 손익의 축소 흐름이 예상되고, 점진적인 유동성 축소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관련 지표의 둔화 흐름이 나타나 실적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때문에 앞으로는 안정적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를 이룬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 간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강승건 연구원은 "그간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IB 등으로 다변화된 수익 구조 마련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적은 증권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