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 원자력 기업 SMR 매도 '차익실현''돈나무' 언니 매도 소식에 원자력 섹터 '출렁'펀드사, 양자에서 돈 빼고 대형주로 이동리게티, 최근 5 거래일 간 30% 가량 빠져국내 양자 ETF 손실 급등 … 서학개미 피눈물
  • ▲ 캐시 우드ⓒ로이터연합
    ▲ 캐시 우드ⓒ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월가에서 랠리를 이어가던 양자컴퓨팅 및 원자력 관련주가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일각에선 '버블'이 서서히 꺼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증시에서 해당 섹터들은 대형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펀드 자금 이탈, 그리고 기업 내부 악재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캐시 우드 매도에 '와르르' … AI가 키운 원전주 급락

    하락세는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의 아크투자운용(Ark Invest)이 촉발했다. 아크는 21일(현지시간) 대표적인 원전주 오클로(Oklo) 주식 5만 3353주를 약 849만 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오클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당할 대안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주목받으면서 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올해 들어서만 556%~649% 폭등했던 종목이다. 하지만 2027년 첫 상업용 원자로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2028년까지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실적 없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캐시 우드의 차익 실현 소식에 오클로는 이날 12.33% 폭락한 139.44달러를 기록했다.

    매도세는 원전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SMR'이라는 티커로 더 유명한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는 13.21% 급락했으며, 나노뉴클리어에너지(NNE)도 8.64% 하락했다. 

    특히 뉴스케일파워는 BNP 파리바와 씨티그룹의 연이은 부정적 리포트도 악재로 작용했다. 씨티는 "단기 계약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하며 잠재적인 미래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한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는 22일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한 7만9100원 선에서 마감했다. 대표적인 원전주로 꼽히는 한전기술도 0.28% 하락했다. 

    ◇'수익 없는 성장'에 등 돌린 시장 … 양자컴퓨터株 동반 하락

    양자컴퓨팅 주식들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펀드들이 최근 랠리했던 양자주에서 자금을 회수해 3분기 어닝 시즌의 '대형 실적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리게티컴퓨팅(RGTI)은 이날 7.64% 급락한 40달러에 마감했다. 전일에도 7% 가까이 하락했던 리게티는 최근 5거래일간 30% 수준의 폭락세를 보였다.

    다른 양자주들도 무너졌다. 디웨이브 퀀텀(QBTS)은 20일 10.25% 급락한 데 이어 21일에도 6.42% 추가 하락했다. 퀀텀 컴퓨팅(QUBT)은 7.41% 하락했으며 , 아이온큐(IONQ)도 0.73% 내렸다.

    디웨이브의 경우 주가 하락은 워런트(신주인수권) 상환 계획 발표로 인한 주식 희석 우려가 기폭제가 됐다. 회사는 약 500만 개의 워런트가 행사될 경우 약 720만 주의 신주가 발행되어 기존 주주들에게 2.1% 미만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양자컴퓨팅과 원전 섹터의 펀더멘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두 산업 모두 정부 지원과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 당장의 수익 창출 능력은 부재한 '사전 수익(pre-profit)'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팅의 경우 노벨상 효과가 사라졌고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 양자 관련주들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윈플러스(5.25%)를 제외한 한국첨단소재(1.49%), 엑스케이트(3.13%), 드림시큐리티(0.59%) 등은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양자에 투자한 서학개미 피눈물

    미국 양자 섹터가 폭락하면서 고공행진하던 국내 양자컴퓨팅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로 상승하던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최근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양자컴퓨팅 ETF의 손실 폭도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지난 5거래일(15일~21일)동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의 수익률 하위 5개 상품 중 3개가 양자컴퓨팅 ETF였다.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이 -12.55%로 하락률 1위를 차지했고,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이 -12.17%로 그 뒤를 이었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도 -11.17%로 네 번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양자컴퓨팅 ETF는 최근까지 수익률 상위권을 지켜왔다. 직전 5거래일(10월1일~14일)까지만 해도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39% 오르며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30.1%), KIWOOM 미국양자컴퓨팅(24.82%)을 비롯해 ‘RISE 미국양자컴퓨팅’(18.78%)도 각각 4, 5, 9위에 올랐다.

    양자컴퓨팅 관련주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손실도 클 전망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국내 투자자는 아이온큐를 1억7306만달러(약 2478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규모로 따지면 전체 9위다. 퀀텀컴퓨팅과 리게티컴퓨팅도 각각 5014만달러, 4844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