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J컵 기획한 '마케팅통'제당 복귀 이선호 경영멘토 역할이재현 회장 신뢰 두터워
  • CJ제일제당 CMO인 경욱호 부사장이 CJ그룹 경영승계의 키맨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그룹에서 제당으로 자리를 옮긴 경 부사장은 비비고 등 K-푸드 글로벌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나이키와 코카콜라 등을 거친 그는 CJ 합류 이후 '더 CJ컵'을 기획해 대박을 쳤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마케팅 능력은 CJ컵을 단박에 '한국판 마스터스'로 만들었다.

    비비고도 미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K-푸드의 선두주자가 됐다.

    연이어 성과를 올린 그가 최근 천착하는 것은 CJ家의 장자인 이선호 부장의 경영능력 향상이다.

    이 부장은 연초 1년4개월만에 지주 대신 제당으로 복귀해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상급자가 경 부사장이다. 재계에서는 두 사람의 매치업이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경 부사장이 이 부장의 '경영스승'으로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경 부사장에 대한 이재현 회장의 신뢰가 두텁고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검증된 실력자란 점에서 CJ그룹의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이다.

    27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부장이 맡은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는 비비고 브랜드 등의 식품과 K-푸드 세계화를 위해 해외시장을 겨냥한 전략제품을 발굴하는 부서다. 

    이 부장이 앞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관련 작업을 주도하는 등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에서 근무하길 희망했다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제당 글로벌 비즈니스팀은 이 부장의 복귀로 새로 만들어진 팀이다. 직원수는 10명 정도로 그리 크지 않지만 회사 전체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역할이다.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인 경 부사장은 비즈니스팀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CJ 측은 경 부사장의 이동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며 이 부장 복귀나 경영스승 역할 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향후 글로벌비즈니스팀의 실적은 곧바로 이 부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다.

    성과에 따라 연말 임원 인사나 경영권 승계 진행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재계에선 이 부장의 복귀와 최근 CJ올리브영 오너 일가 지분 매각 추진, 차세대 경영진 전면 배치 등 CJ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한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처럼, 향후 장녀 이경후 부사장은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맡고 장남 이선호 부장은 지주사와 식품 계열을 맡아 협력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CJ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글로벌 히트상품인 '비비고 만두'를 이을 흥행상품 개발과 사업확대를 위한 전략수립에 주력하고 있다"며 "경영멘토나 승계 등은 너무 앞선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