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월부터 새로운 채점 제도 도입5개 항목 평균 3점 이상 받아야 발급 가능'관념 지향' 항목, 사회주의 사상 위배 시 불합격사실상 '문화 검열' 지적… '韓 게임사 中 진출 제약' 가능성
  •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새로운 채점 제도로 판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채점 제도 항목 대부분이 중국 정부 입맛대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 활로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선전부는 판호 심사의 새로운 제도인 ‘게임 심사 채점 세칙’ 문서를 공개했다. 중국 정부가 판호를 신청한 게임의 최종 심사를 마친 후 출판국 전문가들이 점수를 매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해외시장동향분석 리포트 '위클리글로벌 220호'에 따르면 게임 심사 채점제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선전부 출판국에서 2명 이상의 전문가를 구성해 국내외 게임에 대한 심사 및 게임 품질에 대한 채점을 진행한다.

    점수는 판호 획득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5가지 항목에서 평균 3점 이상을 획득해야 하며, 한 항목에서라도 0점이 나오면 판호가 발급되지 않는다. 5가지 항목은 ▲관념 지향 ▲원조 창작 ▲제작 품질 ▲문화적 의미 ▲개발 정도로 구성된다.
  • 논란을 일으킬 만한 부분으로 지적되는 항목은 관념 지향이다. 게임 주제, 플레이어의 역할, 메인 플레이 방식 등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하는지를 본다. 더불어 긍정적 에너지 전파 여부, 도덕 교육 육성에 관한 여부, 정확한 역사관·인생관·가치관·세계관 구비 여부 등을 심사한다.

    게임에 명확한 정치적 지향 또는 가치관 편차가 없을 경우 3점을 부여하며, 지향에 명확한 문제가 있을 시 0점을 채점한다.

    이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어긋나는 게임은 중국 정부가 0점을 매겨 판호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판호가 발급되지 않았을 때 기준을 알 수 없어 답답해하는 게임사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자의적으로 게임의 정치적 지향이나 가치관을 해석할 수 있어 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제작 품질의 경우 ▲게임 장면 ▲캐릭터 설정 ▲게임 시나리오 등의 제작 정교 정도 ▲과학, 역사적 사실 또는 합리적인 상상을 기반으로 디자인 실시 여부 ▲게임 특성 및 스타일의 부합 여부 ▲예술성 등을 기준으로 중국 정부가 작품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국산 게임이 심사 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주석을 희화화한 문구가 표기된 스팀 게임 ‘환원(Devotion)’을 퍼블리싱하는 자국 기업의 사업 면허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임에도 중국이 설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 게임인 것이 밝혀지자 가차 없는 결단을 내린 대표적인 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판호를 내주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명확한 기준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판호 발급이 거부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중국 시장 진출의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