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업무 시간과 강도에 따른 신체 변화 조사중수도권 기사만 선발… 지방·격오지 제외"지역·업체별 천차만별"… 실효성 의문
  • ▲ 택배 DB ⓒ 뉴데일리 경제
    ▲ 택배 DB ⓒ 뉴데일리 경제
    고용노동부가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일 적정 작업량'을 산출한다. 조사 샘플은 총 100명으로 전체 종사자(약 5만명)의 0.2%다. 

    택배업계는 “데이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조사 표본이 극소수에 불과한데다 지역, 업체별 업무 편차와 기사 개인 건강상태 등의 변수가 고려되지 않아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택배기사 일일 적정 작업량 산출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발족된 택배 과로사 대책 위원회에서 시작됐다. 국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위원회는 택배사 등 업계관계자와 택배노조 등이 참여한다.

    조사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대형 택배사 기사를 대상으로 한다. 회사별로 20여 명 씩 총 100명을 선발했다. 대상자는 연구 측에서 무작위로 선정했다. 업체에서 건강한 기사를 고의적으로 선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데이터는 각 기사에게 채워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된다. 기기에는 업무 시간과 강도에 따른 신체 변화가 기록된다. 고용부는 취합한 데이터를 분석해 6월 중 실험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산출값은 과로사위원회에 제출된다.

    업계는 데이터 신뢰성에 의문을 표한다. 측정 샘플이 극소수에 불과한 데다 지역별 업무 편차와 회사별 업무 환경 등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00여 명의 샘플은 전체 종사자 5만여 명의 0.2%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값으로 삼기에는 모집단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별 업무 편차도 고려하지 않았다. 실험 참가자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선발됐다. 지방 대도시와 도서산간지역 등 격오지는 측정 지역에서 제외됐다. 

    택배업은 지역에 따라 근무 강도가 천차만별이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기사 1인당 담당 지역이 넓어 하루 이동 거리가 멀다. 농촌 지역의 경우 농산물 등 대도시 소속 기사보다 비교적 무거운 물품을 나른다.

    업체별 근무 환경도 모두 다르다. 비교적 빠르게 자동화 시설을 도입한 상위업체와 수작업이 대부분인 택배사 간 업무 강도차다. 대부분 지역 터미널에 자동분류기를 도입한 CJ대한통운은 타사 대비 분류업무 부담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측정 샘플이 전체 종사자의 극소수에 불과한 데다, 지역·업체별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의미 있는 데이터가 추출될지 모르겠다”면서 “과로사 위원회를 위한 급조된 연구라는 생각이 들며, 현장 적용 가능성 등 실효성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