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시장 선점 나선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는 25일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2종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액티브 매니저들이 소속된 주식운용본부에서 직접 상품을 운용하는 점이 차별화 전략으로 꼽힌다. 기존 ETF 브랜드와 별도로 새로운 브랜딩도 추진한 가운데 국내 액티브 ETF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식형 액티브 ETF 2종 출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시 배경과 향후 운용전략 등을 소개했다. 액티브 ETF 전용 브랜드로는 네비게이터를 선택하고 기존 패시브 ETF 브랜드 킨덱스(KINDEX)와 차별화했다.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 액티브 ETF와 네비게이터 ESG 액티브 ETF 등 2종이 오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재량으로 자산 일부를 운용해 비교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자산의 70% 이상은 비교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 30% 영역에서 매니저가 독자적인 운용 방식을 취한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매우 뜨거운 테마로 분류되고 있는 ESG와 친환경자동차 두 가지 테마에 대한 상품을 준비했다"며 "실제 액티브 매니저들이 소속된 주식운용본부에서 직접 상품 운용을 맡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 액티브 ETF는 전기차 및 수소차의 원료·소재, 부품 제조, 에너지 운송·저장·충전, 완성차 생산 등의 제반 과정(밸류체인)에 속한 기업 가운데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한다. 이 ETF는 증권사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경력 10년을 포함해 총 15여년간 자동차 산업을 조사·연구한 남경문 주식운용본부 리서치팀장이 운용한다.

네비게이터 ESG 액티브 ETF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Korea Country ESG Leaders Custom Capped Index’를 비교지수로 한다. MSCI는 자체 평가한 ESG 등급이 BB 이상인 종목 중 ESG 관련 사회적 논란이 심각한 기업 및 주류·담배·도박·원자력·무기생산 관련기업을 제외한 ESG 우수기업으로 이 지수를 구성한다. 

국내에서 ESG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출시하는 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처음이다. 현재 한국투자 ESG 펀드 운용역인 오혜윤 주식운용본부 차장이 해당 ETF의 운용을 맡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친환경자동차와 ESG 관련 상품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국가와 자산군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시리즈로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새로운 브랜딩 추진 작업도 액티브 ETF 시장 공략의 일환이다. 

정 팀장은 "네이게이터는 지난 2005년 설정된 이래 약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운용에 대한 평가를 새롭게 쓴 역사적 상품명"이라며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이 새롭게 열리게 되는 시점에서 과거 영광을 재현하며 액티브 ETF에 대한 브랜드파워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상장된 주식형 액티브 ETF는 모두 3종이다. 작년 9월 말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ETF와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ETF, 같은 해 12월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 ETF가 추가 상장됐다. 앞서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상장된 바 있다. 

사실상 액티브 ETF 시장 초기단계로서 오는 25일 4개 자산운용사의 참여로 시장 활성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을 포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의 주식형 액티브 ETF 8종목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미국의 아크(ARK) ETF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 팀장은 "미국은 2008년 최초로 액티브 채권 ETF를 도입했으며 최근 4월 기준 557개 종목, 약 25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아크 ETF의 광폭 상승에 힘입어 미국 액티브 ETF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는데, 지난해 미국 ETF 전체시장의 신규 상품 중 무려 56%가 액티브 ETF 상품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4월 기준 액티브 ETF 상품 비중은 이전 대비 더 늘어난 60% 수준이다"며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에서도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액티브 ETF는 각 자산운용사 고유의 전략을 활용한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패시브 ETF시장에서는 일부 운용사가 시장을 선점해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글로벌BBIG액티브와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를 선보인다. TIGER 글로벌BBIG액티브는 전세계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 ETF에 투자하는 해외재간접 주식형 액티브 ETF다. 운용자산의 50%는 나스닥100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글로벌 BBIG ETF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2차전지 및 수소차 등 미래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는 운용자산의 60% 이상 에프앤가이드(FnGuide) 퓨처모빌리티 지수 구성종목 비중을 추종한다. 나머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내 주식운용본부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과 성장가능성에 초점을 둔 종목에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K-미래차액티브와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를 내놓는다. 각각 친환경자동차·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기술 관련 기업에, 풍력,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이동수단 기업에 투자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번 상장으로 ETF시장에 신규 진입한다. TIMEFOLIO Kstock액티브는 코스피 지수를 비교지수로 해 코스피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TIMEFOLIO BBIG액티브는 국내 BBIG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상장된 액티브 ETF 14종(주식+채권)의 순자산총액은 2조1000억원으로 전체 상장 ETF 순자산총액의 3.5%에 불과하다"며 "이번 상장되는 8종목의 ETF를 고려해도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글로벌 ETF 시장에서 액티브 ETF의 빠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기록한 액티브 ETF가 출연할 경우 투자자금 집중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