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뚝심' 빛 발해전기차·수소차 시대 글로벌 톱티어 부상머티리얼즈 '초극박 양산 성공'하이솔루스 '타입4 수소탱크' 양산
  • 일진그룹이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대를 맞아 퀀텀점프를 예고하고 있다.

    허진규 회장으로부터 각각 일진하이솔루스와 일진머티리얼즈를 물려 받은 장남 허정석 부회장, 차남 허재명 대표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모양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소재와 수소탱크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두 회사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 일진머티리얼즈

    일진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의 한 축으로 전체 400여 생산품목 중 90% 이상을 국산화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한 정밀 부품소재 톱티어 기업이다.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의 주요 소재이자 2차전지 음극집전체의 핵심 소재인 일렉포일(Elecfoil)이 대표적이다. 세계 일렉포일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1970년대 몇몇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일렉포일을 국산화에 성공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전자산업이 성장하면서 인쇄회로기판(PCB) 등에 쓰이는 일렉포일 수요는 늘었지만 전량 일본 기업에 의존하던 시대에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국산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당시 일본 기업은 'B급' 일렉포일도 싫으면 사지 말라는 식의 고자세로 국내 PCB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었다. 일진은 1978년 서울대 공대와 연구 계약을 체결 후 10년 뒤인 1988년에야 양산을 시작했고, 2001년엔 국내 최초로 2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을 시작했다. 30년 넘는 연구개발과 앞선 투자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일렉포일은 10㎛ 이하의 얇은 구리 박(箔)으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성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9년 1월 일진그룹 계열사 최초로 말레이시아 쿠칭에 해외공장을 증설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쿠칭과 유럽 등 2022년 말까지 전기자동차용 일렉포일 생산 능력을 1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미국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미국 법인을 준비 중이고, 세계적인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능력을 20만t까지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일진 관계자는 "초극박 국산화 성공으로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경쟁업체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 ▲ 일진하이솔루스가 생산하는 차량용 수소연료탱크.
    ▲ 일진하이솔루스가 생산하는 차량용 수소연료탱크.
    ◆ 일진하이솔루스

    일진그룹의 미래를 견인하는 또 다른 성장동력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소자동차의 수소연료탱크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미래 성장산업에 걸맞게 지난 4월 일진복합소재에서 현재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수준에서 가장 발전된 수소탱크 모델인 '타입4(TYPE 4)'를 만들 수 있다. 일진하이솔루스 외 타입 4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일본 도요타뿐이다.

    2014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수소자동차 투싼 ix에 수소연료탱크를 공급했고, 2017년부터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에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오는 7월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선 기업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의 기술적 한계로 수소차 시장은 꾸준한 확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에 몸값이 오르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규모 공장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7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바 있지만 시장의 빠른 수요 대응을 위해 추가 확장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연료탱크는 승용차 외에도 상용차, 드론, 선박, 철도 등 다양한 운송수단에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더욱 높은 성장성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두각엔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의 '기술 뚝심'이 자리한다. 허 회장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스타일로  능동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을 끊임없이 주문해 왔다.

    허 회장은 "친환경 산업의 축인 전기차, 수소차 등 경쟁력을 갖춘 계열사는 살아남겠지만, 전통 제조업에 뿌리를 둔 계열사는 자칫 코로나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미래 사업을 발굴하고 강화하는데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