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첫 집단소송 이어 이달 내 추가 고소 진행피해액 1조 넘을 듯…피해자 수만명 추산경찰, 브이글로벌 관계자 70여명 출국금지
  • ▲ 브이글로벌 홈페이지 캡쳐 ⓒ뉴데일리
    ▲ 브이글로벌 홈페이지 캡쳐 ⓒ뉴데일리
    가상자산 거래소 '브이글로벌'의 투자 사기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해당 업체가 수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8일 피해자연대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건은 지난 4일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31)와 임원진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추가 피해자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이달 중으로 2차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선 1차 고소에는 130여명의 피해자들이 참여했고 피해액은 총 35억여 원에 달한다.

    대건 측 관계자는 “2차 고소에는 수백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추가로 참여할 예정으로 피해액도 1차 때보다 서너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언론 등에서 총 피해 규모가 4~5조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본사 계좌에 들어간 전체 액수를 말하는 것”이라며 “약 70% 정도가 수당으로 풀렸기 때문에 실제로 피해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이 좀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노후자금부터 암 치료비까지…전방위 사기 행각

    피해자들은 ‘수익이 들어오는 통장’에 현혹돼 투자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입금이 중단됐고 사기 사실을 알게 됐다.

    투자 초기에는 수익금을 입금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뒤 돈을 빼돌리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 수법이 동원된 것이다.

    피해자 A씨는 예비 시어머니의 권유로 브이글로벌에 투자하게 됐다. A씨 남자친구 가족과 A씨의 총 투자액을 합하면 약 1억8,000만원. 계좌에 돈을 넣으면 고수익뿐 아니라 곧 상장될 가상자산을 통해 물품 거래도 가능하다는 모집책의 ‘감언이설’에 온 가족이 ‘노후자금’을 탈탈 털어 넣었다.

    A씨와 예비 시어머니는 사기 사실을 안 뒤 업체 측에 경찰에 고소하겠다며 투자금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모집책은 차일피일 대금 지급을 미뤘다. 이들은 A씨 가족에게 ‘경찰에 입건된 대표가 풀려나야 우리가 돈을 받을 수 있으니 탄원서를 제출하자’고 회유하기도 했다.

    A씨는 “모집책들은 이미 자기들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많아져 더 많은 돈을 챙기려고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며 “특히 돈이 급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는 것 같다”고 전했다. A씨 가족은 지난 7일 경찰에 개인적으로 브이글로벌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1차 집단소송에 참여한 피해자 B씨는 지인의 소개로 브이글로벌에 투자하게 됐다. 지인은 수익이 들어오는 통장을 보여줬고 시험삼아 몇 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투자 초기에는 10만원씩 꾸준히 입금이 됐다. 안심한 김씨는 추가로 계좌를 개설했고 1억원이 넘는 돈을 넣었다 결국 모두 떼일 처지에 놓였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브이글로벌은 불안감을 갖는 투자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며 투자를 지속하도록 관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향 친구에게 권유를 받고 가족에게 수천만원을 빌려 투자한 C씨는 “모집책이 투자 사실을 남편에게까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인터넷 검색도 하지 못하게 했다”며 “투자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분위기를 띄우고 수익금 입금이 늦어지거나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즉시 강퇴시켰다”고 주장했다.

    남편과 본인의 암 치료비로 받은 수천만원을 브이글로벌에 투자했다가 뜯겼다는 D씨는 “치료비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투자를 했는데 사기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살아갈 의욕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고혁수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팀장은 “지금까지 수사한 바에 따르면 예상 피해자만 6~7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브이글로벌 관계자 70여명을 출국금지하고 차례로 소환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범행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