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하이브리드 미니밴SUV 닮은 외관에 세단 뺨치는 편안함500여대 선주문… 6200만~6400만원
  •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세단을 탄 듯 편안했다. 소문대로 연료 효율은 경차 수준 그 이상이었다. 지난 4월 국내에 상륙한 토요타 ‘뉴 시에나’’ 얘기다.

    뉴 시에나는 국내 첫 하이브리드 미니밴이다. 기름값 부담을 크게 느끼거나 진동과 소음을 많이 신경 쓰는 소비자에게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뉴 시에나를 타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경기 양평까지 왕복으로 약 70㎞를 달렸다.

    첫인상은 ‘독특하다’였다. 미니밴답지 않은 외관은 이전과 180도 달라졌다. 커다란 공기 흡입구와 찢어진 눈매를 연상케 하는 헤드 램프는 강인한 인상을 줬다. 젊은 아빠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

    굵은 곡선을 따라 두툼하게 자리한 뒷바퀴 펜더는 20인치 알로이 휠과 잘 어울렸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 형상은 마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보는 것 같았다. 회사 관계자는 “미니밴이 가진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아 도로에 나서자 뉴 시에나의 진가가 나타났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물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엔진 회전수(rpm)가 2500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토요타 특유의 가벼움이 줄었고, 제법 단단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속도를 높일 때 내연기관에서 전기 모터로 넘어가는 순간이 이질적이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처음 개발한 토요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2.5L 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 무단 자동변속기(CVT)가 착착 맞물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무엇보다 뉴 시에나가 뛰어난 부분은 연료 효율이다.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달렸는데도 L당 22.0㎞란 숫자가 나왔다. 공인 복합연비(네 바퀴 굴림 기준)인 14.5㎞/L를 훨씬 웃돈 수치다.

    뉴 시에나는 전장(길이) 5175㎜, 전폭(너비) 1995㎜, 전고(높이) 1775㎜로 기아 카니발보다 20㎜ 더 길고 큰 휠을 신었다. 휠 인치를 키우면 타이어 두께(단면높이)가 줄어들고 연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뉴 시에나는 웬만한 경유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뛰어났다. 경차 모닝(14인치 휠 기준)의 공인 복합연비 15.7㎞/L와 비교해봐도 뒤처지지 않았다.

    여기에 624㎜까지 움직이는 뒷좌석과 다리 받침, 전용 11.6인치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화면, 반자율주행 기술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등이 기본 탑재돼 안전 및 편의 장치가 풍부했다.

    장점이 많으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미니밴 성격을 띠고 있다지만 가속 성능은 많이 부족했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우웅’하고 소리가 커질 뿐 좀처럼 계기판 바늘이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다른 차를 추월할 때는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 시에나는 첫 하이브리드 미니밴이란 차별화로 사전계약 동안 500여 대의 주문이 몰렸다. 회사 측은 연간 1200여 대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뉴 시에나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6200만~64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