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일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개최본입찰 7일만에 재입찰 진행..상식밖 결정노조 "이대현 KDBI 대표 자진 사퇴하라"
-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초단기간에 본입찰을 강행하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했다"며 "본입찰에 예상대로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두 업체만이 참여해 처음부터 '짜고 치는 돈놀이판'이었음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초입찰 7일 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한다고 하니, 이런 상식 밖의 결정이야말로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이 아니면 뭐라고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재입찰 진행은 명백한 입찰방해이자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대현 KDBI 대표는 이번 졸속매각의 위법한 행위와 대우건설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라"며 "산업은행은 밀실매각, 특혜매각, 짬짜미 매각을 즉시 중단하고 새로운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강조했다.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는 인수 후보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에 이날 오후까지 또 한 번 인수 가격을 써내라고 재입찰을 통보했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 차이가 5000억원으로 너무 크다는 게 재입찰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다만 노조는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심상철 노조위원장은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매각 자체가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4번의 매각을 겪었음에도 아직까지 건설사 단독의 힘으로 시공능력평가 6위를 기록하고 있고 막대한 수주 잔량으로 앞으로 매년 도급순위가 한단계씩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대우건설의 DNA를 계승하고 자율적인 대응 체계를 통해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더 이상 M&A 시장에 단골 매물이 되면 안 된다"면서 "어떤 회사가 인수했느냐를 따지는 것 보다는 새로운 주인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회사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강화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