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兆 매각했어도 1兆 손해…"비싸서 재입찰? 유례없어" 이대현 대표 연내 임기만료…인수가 재산정에 배임논란

  •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두 업체를 대상으로 2일 인수가격을 다시 제안 받으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엔 반드시 팔겠다'는 이대현 KDBI 대표 신념이 빚어낸 촌극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실시한 대우건설 인수가격 조정에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모두 참여했고, 상당부분 가격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중흥건설이 2조3000억원, DS컨소시엄이 1조8000억원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가격 조정으로 본입찰 당시 금액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흥건설은 가격을 낮춘 반면, DS컨소시엄은 추가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중흥건설이 2조원가량, DS컨소시엄이 1조후반대를 써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최종결과가 2조원 안팎 수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KDBI의 인수가격 재조정과 관련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재입찰한 경우는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도 했다.

    매각주관사인 KDBI는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한 차원이라고 하지만 당장 대우건설 노조부터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산업은행이 배임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중흥건설이 본입찰에서 써낸 2조3000억원에 대우건설을 매각했더라도 산업은행 입장에선 1조원 가량 손해본 금액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연내 임기가 끝나는 이대현 KDBI 대표의 의중이 만들어낸 해프닝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대우건설 노조 반발도 거센 상태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매각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이번 매각작업을 총괄한 이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