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신호에 대출자 한숨…은행권, 우대금리 깎아이주열 "금리인상으로 취약층 어려워…정책지원 계속 필요"은행, 금리상한 특약 대출 선봬…고정금리 확대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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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늦어도 10월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낮은 금리로 많은 대출을 받은 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출자들은 금리상승기를 대비해 자신의 대출 규모 등을 고려하고, 은행권의 ‘금리상한 특약’ 대출 등의 가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86%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 1년 동안 경기 회복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우대금리 축소(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꾸준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 중에서도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 금리 상승 폭이 더 컸다.

    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2.17∼4.03%에서 현재 2.89∼4.48%로 상단과 하단이 각 0.72%포인트, 0.45%포인트 뛰었다.

    가계대출 급증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대출 조이기’도 은행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우대금리 폭을 0.5%포인트 이상 내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더 깎았다. 결과적으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가 0.2%포인트 오른 셈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중순부터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1∼0.2%포인트 또 내렸다.

    조만간 기준금리까지 인상될 경우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부동산·주식·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등으로 가계가 진 빚 1765조원(3월말 기준)에 대한 이자부담도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불어난다. 

    소득분위별 이자 증액 규모는 ▲1분위 5000억원 ▲2분위 1조1000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 5조2000억원으로, 5분위 고소득층을 빼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6조6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 등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금리가 인상되면 취약부문 어려움 지속되는 것은 사실인 만큼 정책 지원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향후 금리상승 위험과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달라고 권고한 상황이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 15일 일제히 금리상한 특약 대출 상품을 내놨다. 

    금리상한 특약 대출은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경우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를 높일 수 없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이번에 출시된 특약 상품은 대출 잔여기간이 3년 이상 5년 미만이면 남은 기간 전체에 금리상한이 적용된다. 그 사이 금리가 아무리 뛰더라도 특약 대출자의 금리 상승 폭은 특약을 맺은 시점에 적용받은 기준금리 대비 1.5%포인트(p)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이 상한을 적용받으려면 연 0.15%포인트의 가산(프리미엄) 금리를 더 내야 한다.

    대출 잔여기간이 5년 이상이면 5년까지만 금리상한 특약이 가능하고, 가산 금리는 연 0.2%포인트 수준이다. 5년간 적용 금리는 특약 시점의 기준금리보다 2.0%포인트 넘게 오를 수 없다.

    두 경우 모두 남은 대출 기간과 상관없이 금리상한 특약 대출의 연간 금리 상승 폭은 최대 0.75%포인트로 억제된다.

    이번 특약은 가입자격 제한이 없어 앞으로 금리 상승 추세가 뚜렷해지면 특약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금리상한 특약과 관련한 문의나 상담은 아직까지 거의 없다”며 “은행들은 본격적 금리 상승기를 앞두고 금리상한 특약대출뿐만 아니라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