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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이어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를 강도높게 주문하면서 저축은행들이 대출 줄이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을 상대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1.1%로 제한하는 총량규제 준수를 잇따라 요청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롯데카드 콜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2금융권과 협의 등을 통해 대화를 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가계대출을 줄이든, DSR을 적용하든 각자 판단해서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8월 숫자를 보면서 너무 늘어난다고 판단되면 일률적으로 제도를 바꿀 수도 있다”며 “올해 목표를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5~6%, 내년에는 4% 수준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부동산시장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도“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인 5~6%를 맞추려면 하반기에는 3~4%대로 관리가 돼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더 엄격하게 줄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은 21.1%로 중금리대출, 햇살론, 사잇돌2대출 등 정책금융은 15.7%, 이를 제외한 고금리 가계대출 증가율은 5.4%이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4조4000억원이다. 특히 6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9000억원으로 상호금융 2조3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보험과 여전사가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인 것에 비하면 증가율이 가파른 편이다.
6월에 1조9800억원 증가한 농협과 저축은행이 사실상 금융당국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7~8월 가계대출 관리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방침에 따르려고 노력 중”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가계대출 증가율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조절하고 있다”며 “4월부터 지속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번달부터 둔화되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1~2개월전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6월에 비해 7월에는 증가세가 거의 멈췄다”라고 강조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21.1% 총량규제에 맞춰서 가계대출을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신규 대출을 줄이기 위해 심사를 강화하고, 한도를 낮추고 있다.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재연장을 최소화는 방식이다. 다만, 금리 조절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된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높이기는 어렵다는 것.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서민들을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라고 독려하면서 한쪽으로는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을 제한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중금리 대출 상품들을 거의 선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불평했다.
아울러 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을 줄이라고 하니까 서민금융을 필요로하는 저신용자들의 자금경색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