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북가좌6구역 등 시공사선정 금품수수 등 불법행위 가능성 농후서대문·노원구 등 지자체 단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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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서울곳곳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이 예정된 가운데 건설사간 과열경쟁 우려가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신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면서 조합원 표심을 얻기 위한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자칫 정부 주택공급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각 지자체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조합은 지난달 말 시공사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10월중 시공사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18만6965㎡ 부지에 2400여가구의 아파트(1953가구) 및 저층 주택(484가구)을 조성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58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다수의 대형·중견건설사가 시공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고 있다.총 사업비 4800억 규모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도 대형건설사간 시공권 경쟁이 한창이다. 10만4656㎡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4층, 1970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지난달 시공사 입찰에 롯데건설과 DL이앤씨가 뛰어들며 양강구도를 형성한 상태다.
현재 롯데건설은 강북 지역 최초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조합에 제시했으며, DL이앤씨도 최고급 브랜드인 '아크로'를 앞세운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신림뉴타운중 최대 규모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도 지난달 시공사 입찰공고를 냈으며, 이달말 접수를 마감한다. 관악구 신림동 808-495번지 일대 22만여㎡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9층, 4000여가구 아파트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등 다수의 대형건설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이처럼 대규모 정비사업을 두고 건설사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금품수수 등 부정행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민간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든 만큼 시공권 확보를 위해 조합원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공사선정을 진행중인 북가좌6구역 등 일부 정비사업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신고가 잇따라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각 지자체도 시공사선정 과정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불법행위 적발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주택공급계획에 악영향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실제로 서대문구는 최근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며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관계 공무원들에게 시공사 선정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위반사항 적발시 엄중한 조치를 주문했다.
특히 시공사선정 투표가 이뤄지는 조합원 총회 현장에 관련 부서 직원들과 공공변호사를 참석시켜 위법상황이 발생하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와 조합이 계약 체결 전 시공자 사업제안 내용, 확정비교표, 계약서 등을 제출받아 사전 검증을 하기로 했다. 또 관련 부서 직원 6인으로 자체 단속반과 신고센터도 운영한다.백사마을 재개발사업 관할구청인 노원구도 조합 측에 불법행위와 관련한 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노원구 역시 시공사선정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불법행위 단속을 통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백사마을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10년 넘게 걸린 만큼 조합원들도 사업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며 "사업 과정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