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인한 채소류, 수산물 가격 폭등앞서 달걀, 원유도 수급 불안정 사태외식업계 타격 불가피… 가격 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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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두번째 여름을 보낸 외식업계가 막막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손님이 크게 줄어든 데다 폭염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13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8월 첫주 시금치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 1단(400g) 7000원으로 지난달 대비 4500원이나 올랐다. 상추도 1근(400g)에 6000원으로 지난달 대비 2000원 올랐다.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채소류는 폭염으로 상품성이 나빠져 대부분 가격이 올랐다. 강한 햇볕에 약한 배추, 시금치, 상추 등 잎채소류에서 폭염 피해가 두드려졌는데, 특히 시금치는 너무 귀해서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확인해달라는 문구가 붙을 정도다.채소류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곳의 대부분은 소규모 식음업장 등 자영업자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막막함을 호소하는 글이 오르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모든 식자재가 안 오르는게 없는데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리는건 더 힘들다"며 "버는데 남는게 없고, 일은 죽도록 하고 제자리 걸음"이라고 말했다.이 곳에는 "갑자기 양배추, 대파 다 오르고 있다", "깻잎가격이 지난주보다 두배 올랐다", "장보기 무섭다", "상추값이 너무 올라서 쌈채소를 대체해서 나가도 될지 고민된다", "요즘 마트가기 너무 무섭다" 등의 글이 올랐다.폭염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인상은 채소류 뿐만이 아니다. 달걀 가격은 폭염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으로 40% 이상 뛰었다. 이달 들어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수요 급감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한 어류 등의 폐사가 이어지면서 수산류 가격도 폭등할 조짐이다. 유독 더웠던 전남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이곳은 바다 곳곳에서 수온 28도 이상을 기록할 때 발효되는 고수온 특보가 내려졌다.
고수온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산물 집단 폐사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도 어가 19곳에서 넙치·우럭 140만 1000마리, 조개류 4000미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원유 수급 불안정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젖소인 홀스타인종은 더위에 취약한 품종이다. 올여름 유난히 더운 날이 지속되자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원유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이에 따라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들은 이달 초 서울우유 1.8ℓ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매일유업은 이달부터 5% 수준에서 대리점 공급량을 조정하고 있고 대형마트 일부 점포에서 우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이례적인 폭염 현상이 발생했던 2018년 8월 전국 원유생산량은 16만3700톤으로 같은해 5월(18만톤)보다 9% 적었다.이미 이달 원유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했던 유업계의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1일 원유 가격을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인상했다.정부는 최근 먹거리 가격 인상이 계속되자 물가 안정을 위해 원윳값 인상을 철회하거나 재논의 하자며 중재에 나섰지만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합의한 사안인 데다 1년간 유예를 한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원유값 상승은 카페 등 외식업체에게도 타격이다. 우유는 물론 빵, 치즈, 과자 등의 가격도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카페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대규모, 장기 계약을 하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에도 추후 원재료 가격 부담에 대한 대책을 새워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소규모 업장의 경우 우유, 치즈, 빵 이런 가격이 연쇄적으로 올라버리면 당장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이어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당장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으로 임대료조차 못내는 소규모 식음업장이 수두룩한데, 농수산물 상관없이 가격이 오르는데다 달걀, 우유 등 식음업장에서 꼭 필요한 원재료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분위기여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