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부분변경 모델 출시178km 주행, 연비 15.9km/ℓ 무난하면서도 탄탄한 기본기
  • ▲ 지난 14일 시승한 폭스바겐 티구안 프리미엄 트림 ⓒ김재홍 기자
    ▲ 지난 14일 시승한 폭스바겐 티구안 프리미엄 트림 ⓒ김재홍 기자
    폭스바겐은 지난달 말 티구안의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티구안은 국내에 2008년 1세대를 처음 선보인 후 현재까지 5만6000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만1163대를 기록해 2020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SUV 10대 중 1대에 이르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내세운 폭스바겐코리아가 ‘3A 전략’을 적용한 첫 번째 주자다. 3A 전략은 △부담 없이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고(More Accessible) △총 보수비용은 더욱 합리적으로 줄이고( More Affordable) △첨단 안전장비와 편의사양은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해(More Advanced)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티구안은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4모션으로 트림이 구성됐으며, 시승 차량은 엔트리 트림인 프리미엄이었다. 컬러는 문스톤 그레이(Moonstone Gray)에 전륜구동 모델이었다. 지난 14일 서울 청담에서 경기도 안성 부근을 왕복하는 약 178km의 구간을 주행하면서 신형 티구안을 경험했다. 
  • ▲ 티구안의 뒷 모습. TIGUAN 레터링이 이번 모델에 추가됐다. ⓒ김재홍 기자
    ▲ 티구안의 뒷 모습. TIGUAN 레터링이 이번 모델에 추가됐다. ⓒ김재홍 기자
    신형 티구안의 외관은 기존 티구안과 비교해 약간의 차이점이 있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욱 넓어졌고 LED 헤드라이트의 디자인도 보다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변화했다. 후면부에는 새로운 폭스바겐 브랜드 로고와 함께 ‘TIGUAN’ 레터링을 배치해 티구안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했다. 

    외관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화려함보다 평범함에 가까웠다. 국내 SUV 중 경쟁 모델로 거론되는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은 멋진 디자인과 다양한 옵션으로 무장했다면 티구안은 약간 올드하지만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 화면도 평범하고 무난한 느낌이었다. 준중형 SUV이기 때문인지 뒷좌석은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패밀리 SUV 용도로는 무난했다. 

    신형 티구안은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가 결합돼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갖췄다. 특히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차세대 EA288 evo 엔진을 탑재해 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을 약 80%까지 저감시킨다는 설명이다. 
  • ▲ 티구안의 주행 모습 ⓒ폭스바겐코리아
    ▲ 티구안의 주행 모습 ⓒ폭스바겐코리아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3년전 티구안을 시승했을 때는 프레스티지 트림이었는데, 시동을 걸었을 때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이번 프리미엄에는 HUD 기능이 제외됐다. 공조 시스템을 보니 열선 기능은 있었지만 통풍 기능은 없었고 바람 세기는 버튼이 아니라 좌우로 드래그를 해서 조절할 수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 속도를 점점 높였는데, 예상보다 가속은 부드럽게 이뤄졌다. 디젤이 아니라 가솔린 모델이라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게 없을 정도였다. 시속 80km까지는 별다른 소음이나 진동이 없어 쾌적한 환경에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서울 지역을 빠져나갈 때 정체가 있었지만 이후 고속주행을 했다.

    시속 100km 전후에서 풍절음과 소음이 심해지기는 했지만 가속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아니었지만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힘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 주행 시 차체가 흔들리거나 하는 것도 없이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 주행을 하면서 후측방 경고 기능이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 ▲ 무난하면서도 평범한 내부 인테리어 모습 ⓒ김재홍 기자
    ▲ 무난하면서도 평범한 내부 인테리어 모습 ⓒ김재홍 기자
    일반적인 차량에서는 사이드 미러 안에 작은 형태로 점등되서 후측방에 차량이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반면, 티구안은 아래로 긴 사각형 모양으로, 보다 큰 형태로 점등되서 알림을 보기가 편했다. 안성 부근에 진입해 언덕 코스나 구불구불한 길을 주행하는데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조작감은 약간 무겁게 느껴졌다. 

    스티어링 휠 왼편에 위치한 반자율주행 버튼을 사용해 트레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을 활용해봤다. 트레블 어시스트는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해 속도와 차로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후방에 차량이 없을 때 이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운전대에서 손을 뗐는데, 코너에서 차량이 자체적으로 조향을 해서 차선을 맞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 후진 기어를 넣었더니 써라운드 뷰 형태의 화면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프레스트지에 탑재된 ‘에어리어 뷰, 360도 뷰 카메라’ 기능은 빠져 있어서 이 기능을 체험해보지는 못했다. 티구안의 복합연비는 15.6km/ℓ이다. 시승을 마친 후 연비를 확인하니 15.9km/ℓ이 나왔다. 토요일 오전 시간에 정체 구간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연비가 높게 나왔다. 
  • ▲ 연비는 15.9km/ℓ가 나왔다 ⓒ김재홍 기자
    ▲ 연비는 15.9km/ℓ가 나왔다 ⓒ김재홍 기자
    티구안을 시승하고 나서 평범하고 무난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 패밀리 SUV로 활용하기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티구안은 수입 SUV 중 가성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시승 모델인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은 4005만7000원이지만 프로모션 할인을 받으면 3800만원대까지 하락한다. 이는 싼타페, 쏘렌토의 최상위 트림 가격과 비슷하다. 

    다만 디젤 모델 일변도는 아쉬운 점이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 신차가 대거 등장하는 등 친환경차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선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동화 라인업의 부재는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