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플랜·기성불 변경 등 조합요구 수용시공사 교체 가능성에 움찔…11월 착공 강조
  • ▲ ⓒ DL이앤씨
    ▲ ⓒ DL이앤씨
    방배6구역에서 공사비 인상을 강행하던 DL이앤씨가 한발 물러섰다. 시공사 교체 가능성이 불거지자 조합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DL이앤씨는 방배6구역 조합에 ‘도급공사비 수정 제안의 건’ 문서를 발송하고 하이엔드플랜과 물가비인상(93억4000만원), 조합원 무상특화 489가구→629가구 증가(추가공사비 요구), 기존 분양불을 기성불 변경 조건을 무상으로 포함해 총 3758억원 공사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배6구역 조합은 DL이앤씨와 공사비를 두고 기싸움을 벌여왔다. 앞서 DL이앤씨는 옛 집행부가 사업인가 당시 무산된 페도·브릿지·통합주차장 등 무상특화를 없애는데 동의했다며 총 공사비로 3333억원을 요구했다. 

    조합은 DL이앤씨가 제시한 무상특화가 무산된 만큼 이를 보상할 수 있는 하이엔드 플랜(340억원)을 무상 제공하는 조건으로 공사비 3433억원에 합의할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방배6구역 조합원들은 DL이앤씨가 공사비를 놓고 타 정비사업지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으며 소통에 있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조합 집행부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DL이앤씨 계약해지 및 해제의 건에 관한 내용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조합에서 시공사 해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변수가 생겼다. 최근 DL이앤씨가 조합 요구를 반영해 공사비를 3758억원으로 다시 제안하며 변경계약 체결 후에는 공사비를 인상하는 요구없이 오는 11월 착공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여러 정비사업장에서 비슷한 이유로 계약해지를 당한 DL이앤씨로서는 방배6구역 사업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가 한 발 물러서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조합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 이후 페도·브릿지·통합주차장 무산, 집행부 교체와 맞물려 DL이앤씨와 갈등을 겪은 조합원들은 시공사를 교체해야한다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DL이앤씨의 새로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는 최근 강북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북가좌6구역 수주전에 참여 중"이라며 "기존 사업지를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새 사업지를 확보하는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방배6구역에서 이례적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