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카카오, 블록체인으로 해외시장 겨냥... 김범수 의장의 승부수

카카오, 싱가포르서 재단 설립가이드라인 없는 국내 블록체인 시장블록체인 사업 해외로 우회

입력 2021-08-20 11:01 | 수정 2021-08-20 11:01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최측근을 관련 사업에 대거 배치하면서 신규 시장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를 설립했다. 크러스트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과 함께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확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크러스트의 대표는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맡는다. 송 대표는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로 김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와 신정환 전 총괄부사장도 크러스트에 합류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간접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크러스트 설립과 함께 본사 인력을 대거 배치하며 사업의 주도권을 싱가포르로 이전시켰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싱가포르를 전초기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없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함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이슈와 엮이면서 산업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입법조사처는 ‘2021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적 유용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이슈와 결부되면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활용이 위축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현재 블록체인 관련 법안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회에서 발의돼 논의 중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권법이 대표적이다.

반면 블록체인 산업의 육성을 주도할 수 있는 법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9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블록체인 진흥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정의하고 금융위원회가 3년마다 디지털자산업 육성계획을 세우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도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한 ‘블록체인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산업의 진흥을 위한 논의가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서 국내에는 제약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블록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도 블록체인 산업 실태조사' 결과 참여 기업의 약 90%가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에 대해 ‘블록체인 법제도 개선’을 꼽은 바 있다.

때문에 카카오가 상대적으로 블록체인 규제에서 자유로운 싱가포르를 핵심 거점으로 삼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카카오 외에도 국내 상당수 블록체인 기업이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크러스트 설립을 통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카카오 3.0’을 선언하면서 블록체인을 글로벌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꼽은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크러스트는 블록체인 기업 육성 및 킬러서비스 발굴 등을 담당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사업 전진기지로 투자나 인큐베이팅 등의 블록체인 영역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준 기자 kimdj@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