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온오프라인 '할인' 공세론칭 2년차에도 시장 안착 묘연커지는 손실규모… "프리미엄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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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 제주용암수가 2019년 출시 후 2년여만에 제품명을 바꾸고, 수장을 교체하는 등 시장 안착에 고전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여름 성수기 '닥터유 제주용암수'의 프로모션 강화에 나섰다. 지난 6월 가수 박진영을 모델로 발탁하고 TV는 물론, 오리온 공식 유튜브 채널,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오리온 측은 "좋은 물 선택의 기준으로 ‘경도’를 제시하며 연수 중심의 국내 물 시장에서 경수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시는 물의 중요성을 알고 이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갖고 있는 박진영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좋은 물 선택의 기준=경도’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여름 물 성수기 시장을 공략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마켓에서 할인 카드를 꺼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2L 6개입이 최저 2900원대(페트 당 약 500원)에, 530ml 페트의 경우 40개입에 1만원대(페트 당 약 2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생수 제품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싸다. 

    문제는 닥터유 제주용암수가 초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했다는 점이다. 제주삼다수보다 비싼 '고가 전략'으로 생수 시장에 가세했던 제주용암수의 530ml 가격은 당초 1000원이었다.

    오리온 제주용암수 측은 가격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은 변화가 없는데 (낮은 소비자 가격은) 온오프라인 채널 프로모션 영향"이라며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용암해수를 원수로 사용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제품 속성 자체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가격=브랜드 이미지'로 인지하는 만큼, 프리미엄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주도와의 갈등, 채널 확보의 어려움 등 런칭 초기 유독 쉽지 않은 길을 걸었던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영업손실은 45억3917만원으로, 전년(26억5872만원) 대비 70.7%나 증가했다. 다만 신사업 특성상 영업적자는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 신사업 투자 기간에는 뚜렷한 영업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리온 관계자는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오프라인 판매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사업초기 단계"라며 "음료사업은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긴 호흡으로 봐야할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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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출시 1년만에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이끌던 수장 허철호 대표가 물러났다. 제주삼다수에 몸담았던 허 전 대표는 제주도와 생수 사업 모두를 이끌고 갈 인재로 평가됐지만 합류한 지 4년만에, 대표 취임 1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아 각종 고초를 겪은 오리온제주용암수의 혼란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올해 3월엔 제품명을 오리온 제주용암수에서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바꿨다. 건강 브랜드인 닥터유를 활용해 제주용암수의 건강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프리미엄 이미지도 가져가지 못하고, 제품명 변경까지 단기간에 진행하면서 사실상 갈팡질팡한 모양새"라며 "론칭부터 이끌었던 수장 교체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한다"고 말했다.

    올해 취임한 현종훈 대표는 2019년부터 제주용암수 공장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 일단 시장에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현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지난해 매출은 79억6300만원, 당기순손실은 61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9억7200만원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8년 14억4800만원, 2019년 28억500만원, 지난해 61억3700만원으로 늘었다.